요즘 너무 공허해요.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데 이대로 밖에 나가서 집에 도착하지 못하고 그냥 죽어버려도 상관없겠다 싶어요. 목표 목적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잃어버렸고 사실 자의로 버린 게 더 크긴 하겠지만 한 번 포기해버리고 나니까 뭔가에 다시 열정이 생기지가 않아요.
종교를 가져볼까 싶어 교회도 가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철학공부도 해보고 뭔가를 배워야겠다 싶어서 학원 등록도 해보고... 사무실에서는 뭐가 좋은 일이 있어서 늘 웃고 있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제가 웃고 있는지도 몰랐어요. 어렸을 때 무표정이면 화난 거 같단 소리를 많이 들어서 일부러 웃는 연습했던 게 효과는 있는 건지 이젠 그냥 웃는 얼굴로 사나봐요.
웃으면 복이 온다던데 전 그냥 너무 공허해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연스레 출근하고 일할 땐 또 열심히하고 퇴근하고는 친구들도 만나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이 너무 텅 빈 것 같고 한 번 씩 땅이 꺼져라 한숨이 나오고...
그냥 막연히 봄이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꽃이 피면 그냥 나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