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부모님이랑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워낙 엄하게 자라서 나의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대화는 '학교 다녀왔습니다. 준비물 사야되요'
이런것들 뿐이었다.
어렸을때는 부모님이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 오시지 않으셨다.
그런데 나이가 드실수록 내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못 알아 들으실텐데 계속해서 이런, 저런 것들을물어 오신다.
이젠 제법 머리가 컸다고 그렇게 물어 오시는 부모님에게
귀찮다는 표정과 바쁘다는 핑계로 대충대충
얼버무리고 만다.
뒤돌아서서는
'엄마는 알지도 못하면서...'
'아빠는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말을 되네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가 늦어 아버지 차를 타고 가던 날
아버지는 나에게 말씀 하셨다.
'나는 너가 지각할때가 가장 좋단다.'
'왜요?'
'이렇게 너랑 이야길 할 수 있잖니'
그제서야 알았다..
아 그런 거 였구나.
어머니는 아버지는 단지 나와 대화 하고 싶은
마음에 나에게 그렇게 물음표를 던지셨던 거구나...
내가 어떤 알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나와 '대화' 하는 그 자체를
바라셔서 그렇게 나에게 수없이 물음표를 던지셨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이제는 내가 먼저 어머니 아버지에게 말을한다.
'엄마 이번에 그린 그림이요.
반응이 좋아요. 일러스트란 프로그램으로 그린 거거든요.'
어머닌 아버진 이제 나의 이야길 들으시면
환하게 웃으신다.
어머니 아버지를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만들었던 건 다름아닌
나 자신 이었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