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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성장한 경제의 종말
게시물ID : sisa_1679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형아거긴앙돼
추천 : 1
조회수 : 633회
댓글수 : 44개
등록시간 : 2012/02/07 13:10:53
"위기 본질은 '한국만 꺼지지 않은 거품'"<뷰스칼럼> MB의 '빚 권하는 정책'이 위기의 진앙2011-09-26 13: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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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시장에 강한 큰 충격을 준 뉴스는 강남 아파트값 폭락 소식이었다. 금융 시장에서 시작된 경제위기감이 자산층으로 급확산되면서 강남 부동산의 바로미터인 강남 개포 재건축 주공 아파트값이 정점대비 40%나 폭락했다는 것. 26일 금융시장이 개장직후 또다시 패닉 상태에 빠져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넉달 전인 지난 5월1일 다음과 같은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그림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강남의 한 자산가에 따르면, 지난 2~3년 사이에 그림값이 무섭게 폭락해 최고 정점 때의 5분의 1 수준으로까지 폭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사겠다는 수요는 완전 사라져 추가 하락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

접대용 골프회원권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모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한때 27~28억원까지 올랐던 모 골프장 회원권 값이 최근에는 6억~7억원대로 폭락했다. 정점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

자산거품의 특징은 만들어지는 과정과, 꺼지는 과정이 정반대라는 거다. 자산거품이 만들어질 때는 주식과 부동산이 먼저 폭등한 뒤 어느 정도 정점에 도달했다고 생각되면 돈이 그림과 골프회원권 등 다른 자산으로 몰려가면서 2차 폭등을 초래한다. 거품이 꺼질 때는 정반대다. 그림과 골프회원권 등 주변부 자산부터 값이 폭락하기 시작해, 일정 시차를 둔 뒤 주식과 부동산 등도 폭락한다.

1990년대초 일본에서 거품이 꺼질 때도 그러했고,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서방국가들의 거품이 꺼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우리나라도 예외없이 그 순서를 밟기 시작한 모양새다.

지금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정부는 "우리경제의 펀더맨털은 튼튼한데 유럽 때문에 그렇다"며 '외부요인'에만 주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26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주가 등 경제지표는 심리적인 요인도 많다"며 "위기감을 갖고 철저히 대비하되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서 지나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해 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과연 최근의 금융시장 대혼란이 '외부요인'과 '심리' 때문만일까. 물론 이같은 외부요인 등이 1차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율이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폭등하고 주가는 가장 많이 폭락하는 데에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다. 다름아닌 '한국만 꺼지지 않은 거품'이다.

MB정권 출범 첫해 발발한,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계기로 전세계의 거품은 꺼졌다. 그림, 골프장 회원권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집값도 크게 꺼졌다. 유동성 장세 때문에 주가는 폭락했다가 거의 원대회복했으나 나머지 자산 거품은 철저하게 꺼졌다. 하지만 한국만은 예외였다. MB정부의 '빚 권하는 정책' 때문이었다.

대학등록금이 사회문제되면 대학등록금 대출로 문제를 풀려 했고, 전세값이 오르면 전세값 대출을 늘렸다. 집값이 폭락하려 하면 가계대출과 부동산규제·세금인하로 문제를 풀려 했다. 그러다보니 늘어나는 건 가계대출이었고, 줄어드는 것은 중앙·지방정부 재정이었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이 MB집권 3년반 동안에 정부·가계·기업 부채가 881조원이나 폭증했다고 추산한 것도 이런 '빚 권하는 정책'의 산물이다.

OECD 등 국제경제기구는 여러 차례 "전 세계에서 한국만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은행·카드사 등의 가계대출 차단 등에 나섰다. 그 결과는 곧 한계상황에 몰린 가계 등의 집단적 파산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정부는 건설사들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문제되자 고통스런 구조조정 대신에 채권만기를 2년 동안 연장하는 손 쉬운 편법을 택했다. 그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 정부는 이 기간동안에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대했으나, 기대와는 정반대로 부동산경기는 더욱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져들면서 건설사들을 벼랑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요즘 PF에 물린 저축은행들이 퍽퍽 나가 쓰러지는 것이 그 전주곡이다.

정부도 이렇게 항변할 지도 모른다. "우리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어쩌란 말이냐. 똑 부러지는 해법은 없잖나. 쓸 데 없이 불안감 조성 말라"고.

IMF사태 발발하기 직전에도 정부는 언론에 비슷한 주문을 했다. 세계 주요언론들과 국제경제기구 등이 연일 한국에 대해 경고음을 낼 때 정부는 "외국계의 음모다. 애국적 차원에서 언론이 협조해달라"며 '펀더맨털 튼튼론'을 확산시켜줄 것을 당부했고, 언론들은 정책에 협조했다. 그러나 결국 '올 것'은 왔다. 그후 '펀더맨털 튼튼론'을 외치던 강경식 경제부총리가 감옥에 들어가 남긴 명언(?)은 "세상이 바뀐 걸 몰랐다"였다.

어쩌면 늦었는지도 모른다. 터질 거품은 터져야 한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가계부채 감소는 고통의 결과물이다. 파산할 가계는 결국 파산했고, 살아남은 가계는 금단의 고통 속에 씀씀이를 줄인 결과 가계부채가 줄어들 수 있었다. 지금 우리도 동일한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

이런 마당에 "내가 대통령이면서 위기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는 MB 말은 국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는커녕 절망만 증폭시킨다. 그런 면에서 다음 대통령은 정말 잘 뽑아야 한다. 한국 경제,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에 대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고, 부자는 더 잘 살게 하겠다"는 식의 환상만 심어주는 대권후보는 처음부터 솎아내야 한다. 그보다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정확히 진단하고, 차제에 수년간 고통스럽더라도 어떻게 '거품 없는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 것인가를 제시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의 '값 비싼 수업료'가 그래도 덜 아깝지 않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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