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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그때는 폼생폼사였는데..
게시물ID : gomin_168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겸손한미소년
추천 : 4
조회수 : 53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7/10/29 15:24:52
군대 전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주 가는 미용실이 생겼다.
원래 이쪽저쪽 아무한테나 머리를 대주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 미용실은 좀 특별했다.
짐작하겠지만 거기에는 그 애가 미용사로 있었다.
미용사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미용 언어로 중상이라고 하던가..
남자 컷트만 할 수 있는 여자애였다.
나중에 안거지만 사실 남자 컷트도 나만 했다.
원래 두달에 한번 정도 깎았지만 그 애를 알고 난 뒤로는
한달에 한번...3주에 한번...2주에 한번씩 머리를 깎게 됐다.
머리가 약간씩 삐뚤게 깎였다는 핑계를 대면서.......사실이지만..
그렇게 자주 미용실을 방문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친해지게 됐고 같이 술도 마시게 됐고 둘이서 나는 학교를 땡땡이 치고
그 애는 미용실을 땡땡이 치고 놀러도 갔었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나는 순진했고 착했었다..남들 말로는 바보라고 하지만..
그런 일도 있었는데..
둘이서 두시 정도까지 술을 마시다가 바래다 줄려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걸어 가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길에서 주저 앉는거다.
도로가에 화장실은 보이지 않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그 애는 저기에 가서 볼일을 봐야 겠다고 했다.
저기가 거기다...흔히 MT 라고 말하는곳..
아까도 말 했지만 나는 순진했고 화장실이 급한 그 애를 위해서
주머니에 돈을 계산하고 있었다...아직 기억난다...
주머니에 있던 삼만오천원...집에는 걸어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쨌든 둘이서 그곳에 들어갔고 그 애는 화장실에 들어갔고 샤워 하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잤고 잠결에 그 애가 옆에 눕는걸 느끼고 팔 베게를 했고
그 애는 나한테 잠만 자야 돼 라고 했고 우리는 그렇게 잠만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보고 오빠는 너무 착해라고 말 했고 나는 그 소리에 
나름 이성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에 뿌듯했지만 알고보니 ㅄ 이라는 건 
불과 몇년전에 알았다.
그렇게 6개월을 만나다가 그 애 친구들을 같이 만나게 됐고
거기서 그 애한테 3년간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날 그 애는 자기 남자친구가 너무 불쌍해서 도저히 못 헤어지겠다고 울었고
나는 내가 평생 책임지겠다고 나만 봐 달라고 했고 결론은 나지 않은체 
그렇게 헤어졌다.
그 뒤로 6개월간 연락이 끊겼고 그 해 겨울 전화를 한통 받았다.
사실 나는 그 애 전화번호도 몰랐다.
나중에 말해준거지만 혹시라도 그 남자친구가 볼까봐 안 알려줬었고
나한테 연락 할 때도 항상 가게 전화를 썼었다.
그 날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둘이서 소주를 꽤 많이 마셨고
그 애 치마에 꼼장어가 떨어져서 얼룩진 걸 닦아줬던 기억이 있던걸로 봐서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셨고 사장님과 친해서 자주 가던 노래방에서
맥주를 시켜 마시면서 노래는 안하고 재회의 손길만 나누고 있었다.
그 때....당시 여자친구한테 전화가 왔었다.
그 애를 다시 만나기 한달전쯤에 어떻게 인연이 닿아서 사귀기 시작했는데
사실 만난것도 완전 코메디였고 세상에 이런일이에 제보하고 싶었지만 참았었다.
제보는 농담이고...어쨌든 그때는 그 애를 만났다는 사실에 존재조차 까먹고 있었었다.
나는 전화를 받았고 노래를 안하고 있는 적막한 노래방은
그 애한테도 당시 여자친구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들려줬다..내용까지도..
그 뒤로 우리는 조용했고 노래방을 나와서 택시를 타러 나왔다.
걸어 가면서 뭔가 나한테 얘기를 했는데 기억은 잘 안나고
택시 타는곳에서 갑자기 나한테 뽀뽀를 했다...
갑자기 한 거라서 이에 부딪쳐서 입술이 좀 아팠다.
그리고는 오늘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라고 그랬다.
지금 생각 해 보니까 그 남자랑 무슨 일이 있었고 나름 뭔가 결심을 
하고 나를 만나러 나온 것 같았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주머니에 돈이 얼마나 있나 생각 했고
만져지는 오천원짜리 한장을 그 애 손에 쥐어주고는
너는 그 남자가 어울릴 것 같다...남자친구한테 잘 해줘...
라고 쿨한척 얘기 했다.
그 애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고 나는 울면서 걸어서 집으로 왔다.
요즘도 가끔 생각난다..그 날 괜히 폼생폼사 땜에 맘에 없는 말
하지 말고 그 애랑 같이 있었다면...
지금도 그 애는 내 옆에 있을까.....
그 때 전화 했던 그 당시 여자친구는 작년에 헤어졌다..
7년을 만나다가....
결론은 지금 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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