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엄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 있잖아요
포근하다던가.. 따뜻하다던가.. 그런게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아요
엄마는 항상 예민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놓고 그것만 옳다고 생각하고 저에게 강요해왔어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떠올리면 눈치보이는 사람, 솔직하게 말하면 화부터 내니까 거짓말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처음 갖게 한 사람이라는 생각만 들어요
엄마가 나이가 들어서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고 더 몸이 아파오면서 결벽증, 우울증, 대인기피증을
앓게 되면서는 집에만 있게 되었고
폐쇄적인 엄마와는 다르게 외향적인 성격의 저는
어느순간부터 가족은 개무시하고 저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되어있네요
제 일보다는 엄마가 우선이 되길 바래주고 제 인생에서 어떤 일보다도 우위가 되길 강요해요.
그렇게 안되면 넌 원래 그렇다, 너밖에 모른다 하면서 말로 상처주고..
이렇게 30년 가까이 살다보니 딸로서 정말 불효인건 알지만
엄마라는 존재에 무감각해졌어요
지금 엄마가 극도로 예민한 상태라 화장실가는 소리에도 시끄럽다는 의미의 한숨소리가 들리고
밥도 방에서 눈치보면서 먹게 되어서 할머니네로 도망치듯이 나와 할머니랑 살고있는데
할머니를 보니까 엄마가 왜 그렇게 자랐는지 이해가 가요
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신데 이젠 두 분다 편찮으시다 하면
'응.. 그래.. 푹 쉬어, 약 잘먹고'
정도 말고는 어떤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머리로는 죽 끓여주고 병간호도 잘 해주고 싶은데 마음이 따라주질 못해요
저도 죄책감이 항상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고 죽어서도 큰 벌 받겠다 싶은데 그냥 저만 생각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