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축적능력이 인간만의 고유능력이다. 그리고 이 인간만의 정보축적능력은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가치 있는 정보의 양을 혁신적으로 늘리면서 인간의 역량을 다른 동물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이 세상에는 정보가 널려있다. 식물과는 달리 광합성을 할 수 없는 동물은 존속을 하기 위해서 지능을 적극 활용해야만 한다고 했었다. 그리고 지능을 적극 활용하려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다. 확보한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능체는 현상으로부터 좀더 유용하고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를 축적할 수 있는 능력은 동물의 생존과 번영과 존속에 자못 특별한 능력이다. 그렇게 세상에 널려 있는 수많은 정보들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정보가 유용해지고 정확해지고 활용 가능한 정보도 많아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정보축적능력 => 활용 가능 정보 축적 => 유용 정확한 지능 활동 => 개체의 생존과 번영)
비슷한 말로, 정보축적능력은 필연적으로 진보성을 이끈다. 축적된 정보의 상당부분은 쓸모 없거나 다른 정보들에 묻혀서 망실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필연적으로 활용 가능한 유용한 정보는 조금씩 계속 정리되고 축적될 것이다. 그리고 그 정보로부터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다양해 지게 된다. 정보축적능력을 통해 자신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과거에 기록된 정보에 접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공동체에 수-많은 다른 사람의 정보에도 서로 접근하여 서로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정보들을 충실히 활용함으로써 생활 방식도 그에 맞추어 개선되며 소모적인 시행착오 또한 줄이면서 종적인 역량은 시간이 갈수록 점진적으로 지속적으로 강화 될 수 있다.
반면에 정보축적능력이 없는 종에게 라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들 종의 역량 상 진보나 개선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 그들 종에게는 생활방식도 과거나 현재나 크게 다를 바 없고, 미래 역시 마찬가지로 그런 식으로 반복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리하여 두 종 간에서 다른 지적능력들은 별반 다를 바 없이 비슷한데 정보를 축적하는 능력에서만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두 종 간의 역량 차이가 어떻게 벌어질지는 명약관화 하게 된다. 단지 정보를 축적할 수 있느냐 없느냐 라는 능력 차이만으로도, 그것을 기점으로 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두 종간의 역량 차이가 극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동물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DNA를 자손에게 물려주면서 DNA의 상태정보가 축적되기는 한다. 다만, DNA상태정보는 항상 늘어나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방향성도 없기 때문에 그것을 축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설사 축적된다 하더라도 그들 생명체에게 DNA는 정보가 아니라 그냥 물리 화학적 상태이다. 말했듯이 정보는 인식체가 예측을 염두 해 둔 신호이다. 인간이라는, DNA의 물리 화학적 상태를 계측하고 데이터 화 하여 목적에 활용하려는 존재가 나타나기 전까지 DNA는 그냥 줄곧 상태였지 정보는 아니었으며, 따라서 DNA 상태의 축적이지 DNA 정보의 축적은 아니었다.
지구상 모든 동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정보를 축적하여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은 모든 동물들 중에서 인간만이 진보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DNA축적에 의한 생체, 생물학적인 진화가 아닌, 정보 축적에 의한 정보, 생활방식에서의 진보 말이다. 정보 축적을 위해서는 특정 수준 이상의 지적 능력이 필요한데, 인간만이 그 경계치를 넘어선 것이다(반면, 아깝게도 정보축적 능력을 위해 갖추어야 하는 관련 능력이 조금 모자라서 정보축적을 할 수 없는, 그래서 진보할 수 없는 동물도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런 인간만의 정보축적능력에 의한, 인간만의 진보성이 인간의 역량을 다른 동물에 비해 극적으로 우월하게 만들었다.
정리하면,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의 극명한 역량 차이는 인간과 동물간의 보편지능에서의 극명한 차이가 아닌, 인간과 동물간의 정보축적능력 유무 차이에서 오는 활용 가능한 정보량과 구축 시설 차이로부터 설명 될 수 있다. 만약 인간이 어찌하다가 갑자기 아무것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 떨어지게 된다면, 그래서 지금까지 인류가 축적해 놓은 모든 정보나 시설들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면, 그 인간의 당장의 삶은 근처 침팬지 집단의 삶과 그렇게 까지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인간이 존속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그러면서 그 무인도 인간이 또다시 정보를 조금씩 축적할 수 있게 된다면, 인류는 그 축적된 정보 양만큼 침팬지보다 역량에서 조금씩 앞서 나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걸릴지 언정 결국에는 지금의 인류와 동물사이처럼 극적인 역량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인간이라는 종에게 가장 큰 무기는, 그리고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직접적으로 차별화 시키는 것은 인간의 조금 더 나은 보편지능이 아니라 인간만이 활용 가능한,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된 막대한 정보인 것이다. 인간에게 정보축적능력이 없었더라면, 또는 축적된 정보가 없었다면 다른 보편지능들이 뛰어났더라도 이렇게 까지 극적으로 우월한 종적 역량을 가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