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의 압도적으로 우월한 역량은 인간의 조금 더 우월한 추상화 능력으로부터 가능하게 된 문자구사능력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추상화 능력은 문자구사능력만을 위한 능력은 아니다. 추상화 능력은 위대한 것이, 추상화 능력은 문자구사능력 말고도 여러 다른 놀라운 지적 능력들을 파생시킨다는데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문자구사능력 만으로도 종은 분명 진보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다른 지적능력들도 따라 주지 않으면 그 진보는 상당히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다른 지적 능력의 뒷받침 없이 문자구사능력만으로 자연과학이 이렇게 빨리 발전할 수 있었을까? 철학이나 종교 미술도 음악도 문화도 이렇게 까지나, 그리고 이렇게 빨리나 발달할 수 있었을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좀더 추가적인 조건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추가적인 조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은 좀더 빨리 진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추가적인 조건들도 역시 추상화 능력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시 추상화 능력을 기술하면 그것은 실체적인 정보를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임의의 다른 형태 정보로(또는 그 반대방향으로) 치환 시키는 능력이다. 이 추상화 능력을 정보의 형태적 치환능력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문자구사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 해서 추상화 능력을 물리적-실체적인 정보를 비물리적-비실체적인 정보 형태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상상 능력, 또는 시뮬레이션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생긴다.
추상화 능력을 기반한 상상 능력을 통해 지능체는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정보를 조합해서 그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나아가 실제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것도 추상화 시물레이션을 통해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다(예들 들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발견하게 된 것도 자신이 빛의 속도로 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또는 실제 경험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정보를 추상화 능력을 통해 예측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시간영역 신호를 추상화 하고 기호화 하여 주파수 영역 신호로 정리하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가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특별한 경험들은 추상화 능력을 통해 우리는 특별한 수고나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정보들을 시물레이션 능력을 통해 그런 소모적 자원낭비를 최소화 하면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추상화 능력을 통해 능동체는 시간 등 각종 자원을 소모하여 실제로 행동하지 않고도 실제로 한 것과 버금가는 정보를 얻을 수가 있으며, 심지어 실제로만으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정보도 얻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추상화 능력을 통해 관념들은 자유자재로 재조합 되면서 조금이라도 구체적이고 짜임새 있게 정리 될 수도 있다. 추상화 능력을 통해 관념들 서로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유리해 지며, 현상들의 이면을 좀더 쉽고 명확히 파악하게도 한다. 그 결과 추상적 관념들 간의 새로운 조합으로부터 전혀 별개의 관념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경험 대상이 아닌 것도 있다. 추상화는 실제가 아니기 때문에 시공을 초월하며, 또한 추상화의 대상에는 직접적으로 물리 화학적인 현상이 아닌 추상화 된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추상화 능력을 통해 미래에 대한 관념, 과거에 대한 관념도 상상할 수 있고, 또한 추상화 능력을 통해 타인의 추상성을 이해하거나 타인에게 자신의 추상성을 설명하고 이해 시킬 수도 있다. 나아가 추상화 능력을 통해 타인의 관점이나 타인의 내면 상태를 예측할 수 까지도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