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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올 겨울은 따뜻할거에요” - 김연훈
게시물ID : sports_485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tl
추천 : 17
조회수 : 84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6/02 23:55:0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39&oid=022&aid=0002079852


 
- 외동아들 김연훈이 어머님께 -

뭐, 뒤로만 홈런치지 말고 앞으로도 홈런 좀 치라구요? 그게 생전 처음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갔다 온 아들한테 할 소리에요? 

ㅋㅋ 농담이구요. 엄마, 제 마음 잘 아시죠? 엄마한테 홈런 치는 거 보여 주려고 내가 계속 야구하는거. 엄마, 근데 야구하다보니 정말 별 일이 다 있네요. 군산 땅꼬마 김연훈이 플레이오프라는 데를 다 나가고. 불러주던 프로팀이 없어서 없는 돈에 대학교까지 가고 기껏해야 정규리그에도 가뭄에 콩나듯 나가던 제가 말이죠 ㅋㅋ.

하지만 엄마도 들었죠? 늦둥이 외아들 김연훈이를 수만명이 함께 불러주는 것을. 이제 외롭지 않아요. 이 세상에 엄마와 나, 단 둘이만 있는 것 같았는데 보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하잖아요 ㅋㅋ.

대학교 1학년,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을 때는 정말 세상에 나혼자 버려진 것 같았어요. 하늘같던 아버지가 안 계신다고 생각하니까 눈앞이 캄캄했어요. 그때 엄마 연세도 예순을 바라보고 있었고. 내가 고집피워서 시작한 야구였지만 그때 만큼은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없었어요.

왜 그랬어요. 아빠가 폐암 말기라는 사실을 조금만 일찍 알려줬어도 세상과 싸울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었잖아요. 고등학교 졸업반이 뭐라고. 아빠가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며 병마와 싸우고 있는 것도 모르고 원양 조업 나갔다는 엄마 말만 철석같이 믿었잖아요. 최소한 엄마가 교통사고 나서 입원했을 때라도 얘기해 줄 수 있었잖아요.

엄마가 그렇게까지 해 가며 내가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줬는데 이 바보같은 놈은 프로 지명도 못 받고.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님이 불러주지 않았으면 저 정말 공사장으로 막일하러 갔을 거에요. 하지만 아빠가 하늘에서 엄마와 나를 돌보셨나봐요. 김성근 감독님을 대학교 인스트럭터로 보내주셔서 내가 야구에 눈을 뜨게 해 주시고, 또 KIA에서 별 볼일 없던 나를 SK로 데려와 이렇게 플레이오프에도 내보내 주시게 하셨으니까요.

엄마, 이번 가을은 외롭지 않고, 올 겨울 부터는 몸도 따뜻할 거에요. 장담은 못하지만 연봉이 조금 오를 것 같아요. 3년 만에 2500만원 받았으니 내년엔 3000만원은 넘게 받겠죠 ㅋㅋ. 난 여전히 한 달에 20만원만 쓰면 되니까 이제 매달 250만원은 부쳐 드릴 수 있겠죠. 그 돈 모아서 꼭 군산에 집 사야 돼요. 이제 13평짜리 임대주택 신세는 그만 져야죠. 그리고 아직도 나 몰래 식당일 하는 거 알아요. 이제 진짜 그만 둬야 해요. 알았죠?

엄마, 우리 팀이 이기면 한국시리즈하러 광주 가거든요. 그럼 꼭 군산에 들러서 다리 주물러 드릴게요. 

2009년 10월8일 엄마새끼 연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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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김연훈 팬임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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