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나 나나 가난한 것은 매한가지이지만
저는 학교 다니면서 한달에 15만원에서 많아야 20만원
쓰는 게 전부에요. 옷 같은 거 별로 안 사고요. 문화생활도 1년에 영화 한편 볼까 말까한 정도고요.
체력도 약하고 안 벌고 안 쓰자 이런 생각이고
그 시간에 공부하자 생각으로 근검절약하며 전문직 공부하고 있는 중이에요.
대학교 오티 때부터 알게 된 친구인데 이 친구도 집안 사정이 안 좋더라고요.
저보다 좀 더 안 좋은 정도.
이 친구는 대학 다니는 걸 집에서 알아서 해라 할 정도로 집안 사정이 어려운 동시에 냉정한 분위기더라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자부심을 넘어서
저를 못마땅해 하더라고요.
저를 부자로 생각하고 자신은 철이 든 사람이고 고생한 게 나중에 성공의 밑거름이 될 거라 얘기를 내 앞에서
티나게 많이 해요.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요.
이 친구가 사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돈을 버는 것이 있으니 50만원 정도 한달 소비를 하더군요.
옷도 사고 문화생활 같은 것도 하고 물론 고생한 것이니 당연한 대가겠죠.
근데 얘가 제 생활에 대해 시비를 거네요.
집에서 한 달 생활비로 15~20만원 줄 정도(많이 쓴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네요.)인데
그게 그렇게도 못마땅한 걸까요.
자기 아르바이트 하며 부자집 자식들은 놀러오고 자신은 일하고 거기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것 같은데
왜 제게 화풀이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집에 손 벌릴 수 있는 상황 자체가 부러운 건지. 거기에 나는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공부하고 자신은 꿈꿀 수 없는 처지 때문에 꽉막힌 생각을 하는 건지. 자신도 충분히 돈
벌고 풍족하게 생활하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요. 도대체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친구라는 사실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제 인생을 열심히 살기 위해 집안 사정 고려해 자린고비하며 어렵게 공부한다
생각은 들었는데 친구 옆에 있으면 제가 한 순간에 부루주아가 된 거 같아요.
그냥 너는 나보다 더 어려운가 보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말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