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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도 그 섬
게시물ID : panic_160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몬샤벳
추천 : 3
조회수 : 238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6/04 00:33:38
근무하다 처음으로 단편써보는거니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무서운부분은 얼마 없습니다
여기나오는 인물의 심리와 현실적인 상황에 최대한 맞춰서 작성한거니 다소 밋밋하더라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끄아아악!!'
'끄..끄륵'

움푹패인 얼굴과 살려고 발버둥 치는 손가락질하며
처참한 살점이 이곳 저곳에서 피웅덩이를 형성한다
더이상의 움직이는 것도 이제는 무의미해진다 
움직일수 없기에

세상이 허여멀건하게 바뀔 무렵
도끼 한자루가 목숨을 갈랐다



'푸각!'





#


'아 시발시발 이런 삶의 여유 홀로 온몸으로 만끽해주지 흐흐'



23살 구진호.

'나'는 여행중이다
공익근무가 시작될무렵 진행했던 공부는 어느덧
근무가 끝나고 편입시험으로 이어져
서울의 건실한 모 대학으로 합격하기에 이르렀다
거기다 부모님에게 손안벌리구 알바까지 하며 공부를 한것이라
주위에서는 칭찬과 부러움이 자자할수 밖에 없었다
그 생각만하면 아직도 뿌듯함과, 지금당장 이 기차역에서
바짓지퍼를 내리고 안내데스크에 오줌을 갈겨도 될정도의 참사(?)까지 저지를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은 오전 9시 20분.

내가 갈곳은 북도란 섬이다

목포에서 중배를 타고 30분을 소요하면 갈수있는 그곳은 도미란 생선으로 유명한 곳이며
동시에 여름에는 휴양지로도 각광받는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이니 가끔 도미먹으러 오는 관광객외에는 사람이 없다


청량리역에서 기차를타고 횡선을해 목포까지 도착하는데 10시간이 걸린다

'풉 뭐 이정도기다림 쯤이야'
출발하기전 담배하나 꼬나물고 역근처 재떨이통으로 걸어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이좋아 몸이 부르르 떨리는건 어쩔수가 없다
그 편입하기 어렵다는 K대에 재학을 할수있다니 인생폈다는건 바로 나를 두고 한 말같다
담배를 다태우고 역나발 근처에서 우동한그릇 하고 특급열차에 몸을 실었다
우등석으로 끊은거라 자리도 넉넉하고 한창 비성수기인 2월이라
열차에 사람도없었다
혼자 느긋하게 앉아 MP3에 나오는 요즘 노래를 만끽하며 창밖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그 창밖의 화면이 내 청춘의 마지막 평화로운 비디오가 될줄은...








졸린눈을 비비며 중간 행선지에 도착해 
관외행 버스를 타고 목포에 도착했다

여기서 승착하여 배를타고 목포에서 30분밖에 안걸리는
'북도' 란 곳으로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자랑 갈것이라고 헛된 희망도 가져봤지만
내게 여자는 커녕 쥐뿔구멍도 없으니 신세한탄하기전에
혼자 가기로했다
아는놈들은 다 복무중이라 공익근무요원이었던 나를 까기 바빴었지
이러니 혼자갈수밖에 없었다




30분 후 

복도에 선착해 픽업하기 위해 대기하던 마티즈차량에 타고
주인아저씨와 인사를 나눴다
펜션에 도착해 인터넷에 나왔던 정보와 매치하는지 이리저리 둘러보기 바빴다
내가 예약한 방은 자메이카 방
말그대로 각국의 모습을 본떠만든 토속적인 방들이 여럿개 있었다 
그중에 난 자메이카 방을 예약한 것이었고
LCD 티비며 각종 120편의 DVD 그리고 인터넷은 산간지역이라 안된다며 미안해하는 아저씨였지만
뭐 그것쯤이야
생각보다 깔끔한 모습에 광성을 지르며 1인침대에서 뒹구르는 나였다

'가만보자 지금이 밤12시인데 뭘해야 혼자서도 잘 놀았다는 생각을 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르는 공포, DVD 두편에 두려움에 떨다 자는 나였다






아침 9시 기상
씻지도 않고 주인내외가 차려서 직접 갖고와준 조식을 먹고 
6겹이나 껴입은채로 밖을 나섰다

탐험목적이기도 했지만 여기서 걸어서 4분밖에 안걸리는 바다의 조경은 빼어났고
그게 이곳으로 오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 혼자 온게 에바였나 인터넷에서 여자라도 꼬시고 올걸 그랬네'

이런 잠시 든 생각에도 불구하고 문득 든 인기척에 옆을 바라보니 
왠 여자두명이 서로 사진을찍으며 푼수같이 놀고 있는 것이었다

'오.. 시벌 궁하면 통한다더니'

혼잣말을 뒤로하고 사진찍는 푼수녀중 한명은 꽤 괜찬아보였다
그리고 저중에 긴 파마머리에 투톤원피스와 패딩을 입은 그녀가 보이는 것이었다
이쯤에서 드는 갈등은 저리 집어치워버리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세어나왔는지
과감하게 다가가는 나였다

'저기요 실례가 안된다면 실례좀 해도될까요?'는 아니고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 븅신븅신거리며 우물쭈물하던 내게 
그녀들도 놀다 문득 눈치를 챘는지 내게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어 안녕하세요 혼자오셨어요? 여기 사람아닌거 같은데'

'(아 피접한 내게 말을 걸어주다니)'
무슨말을 할지 몰랐지만 그래도 한때 주점에서 웨이터짓을 하던 나였다
단지 공부와 일에 찌들려 사람을못만나 다시 찌질이가 되어버린 나였기에 
그래도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굳히며 말했다

'아 네 후후 여행은 혼자가야 제맛이죠 두분이 오셨어요? 어디서 오셨어요?'

그중 긴 파마머리 이상형이 대답했다
'저희는 경기 여주에서 왔어요 여주아세요?호호'

'(이런 시벌 목소리도 왜이렇게 예쁜거야 넌내 마수걸이에 걸렸다)'
이런생각을 하며 가벼운 조크를 던졌다

'아 여주엑스포 열린곳이요?ㅋㅋ'

'? 여수엑스포 아니에요?'

'(시발 웃어줄줄 알았는데 내 마수걸이개그도 다디졌나보다..)'

'아 그만큼 여주는 제게 여수엑스포같은 느낌을 주는곳이에요 하흐흐'

'아 네...그쪽은 어디서 오셨어요 나이는요?'

'저는 23살이구요 여주이웃사촌 서울에서 왔어요 그쪽나이는요?'

'어머 저희도 23살인데 잘됬네요 곧 점심시간인데 이근처에 찜해둔 도미집있던데 같이가실래요?'

'어우 좋죠 예뿐이들이랑 생선구이를 함께할수있다니 (너네들도 구워버리겠다>'

이런말과 함께 자연스레 도미집으로 향했다

도미집은 걸어서 10분거리였고 들어가자마자 도미구이 2인분을 시키며 
화기애애하게 잡담을 나눴다

말을 주고받다보니 그녀들은 경기도 여주에서 왔고 23살 나랑 동갑이었다
수원대학교 출신들이었고 졸업반이다보니 이번에 방학을 틈 타
같이 놀러왔다는 것이었다
한명은 키160cm정도에 보조개가 예쁜 정숙이란 여자애였고(하지만 뚱뚱했다)
나머지 한명은 곧 내 여자친구가 될여자로 역시160cm 정도에 키와 긴 파마머리가 예쁜 그녀로
주애 란 여자였다

서로 통성명을 하며 말을트고 금세 친해지는 우리였다
이곳은 소주와 막걸리밖에 팔지않았지만 도미구이는 쌀막걸리가 제격이라며
들고온 주인아저씨가 공짜라며 너털웃음을 짓는 모습이 인심도 후덕한 아저씨였다

'꺄 진짜 맛있다 아저씨 이거 여기서 잡은거맞죠?'

'물론이지 와이프하고 바다낚시하며 잡은 도미들로 대접하는게야
이곳은 참돔 감성돔 돌돔등 도미가 특산물이라구'

'워 무슨 소고기같네요 도미란놈이 진짜 이렇게 맛있는건 처음먹어봅니다 아저씨 1인분만 더주세요'

삽시간에 먹어치워지는 도미구이는 정말 맛있었다
주애가 저 작은손으로 떠먹는 도미살점마저도 저렇게 부러울순 없었지만
원래 말이 많이 없는것인지 정숙이란 저 뚱돼지는 도미에 정신과 몸이 팔려 먹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아 역시 살찐것들은 그 값을 하는구나 이거 시발 내가 돈내야하는건가? 하..'

하지만 주애가 먹는 모습을 보니 다시 웃음기가 번지는 나였다

고소한 막걸리까지 더해지며 대화를 하다 
문득 주인아저씨가 바깥에서 주방문으로 도미한마리를 통체 로 잡아오며
나와 눈이 마주치는 것이었다

뭔가 기괴하고 이상하게 쳐다보는 그 눈빚은 이상하기도 했지만
주애의 도미씹는 모습에 아이구예뻐라 하며 넘어가는 나였다

도미회찬이 끝나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섬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주애와 정숙이도 나랑같이 어제 밤에 도착했던 것인지 섬에 지리에 대해서는
몰랐고 관내도를 잠시 본것뿐 이곳 이웃어른이 준 가이드용 지도 한장만 달랑 들고 길을 나섰다
이 섬은 특이하게도 목장에 말과 가축을 키우고 있었는데 주애의 관심을 끌 요량으로
그곳 목장주인의 도움을 얻어 말을 타게 되었다

'끼야악 진짜 높아!!정숙아 너도 나 끝나고 한번 타봐 무슨 옥상에서 아래 내려다보는 기분이얏!'
'난 저런거 안타 이년아 여자가 정숙해야지 니같은 팔푼이를 어느누가 좋아하겠니'

'(ㅉㅉ)'
저런 정숙이의 말을 들어보니 듣는내가 거북스러웠다
저 뚱뚱한 몸이면 씨름부 웰터급에서 랭킹권으로 활약할 몸인데..

정숙이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는 주애는 목장주인이 이끄는 대로 말을 몰았다
처음에는 두려워했지만 타보니 차즘 적응이되는 그 모습에 시종일관 웃는 것이었다

'(아 금마 참 예쁘네..;)'
이런 생각을하며 헤벌쭉 했던 잠시 말타기를 가이드해주며 주애를 챙겨주던 목장주인이
갑자기 빤히 주애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분명 방금전까지만해도 친절하게 웃어주던 아저씨였는데 무표정으로 빤히 주애를 쳐다보니
왠지 멍청하게 질투란 감정이 드는 나였다

10여분이 지나고
말타기 체험이 끝나고 섬에 여러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금세 오후6시가 되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팔팔한 주애와 달리 뚱돼지 정숙이는 의외로 다소곳하게 주애를 챙겨주는
모습이었고 차즘 정숙이랑도 친해지는 나였다
섬에 다행이 노래방이있어 그곳에서 노래도 부르는 우리였다
김건무의 미안해요 를 열창하며 주애를 쳐다보는 내 눈빚을 주애 고년은 보았을 것이다

아 여기서 넘어갈게있는데 내가요즘 노래를 못하는게 아니라 주애가 요청한것이다
특이하게도 이런 옛노래를 좋아하는 그녀가 뭔가 매력적이었다

오후6시가 지나고 그녀들에게 당연스레 오늘밤 술약속을 받아낸 나는 펜션으로 돌아가려는데
쫄망쫄망 따라오는 그녀들이었다

'맞다 너네 어디펜션에서 자는거야?'
'정숙이랑 저기 테마펜션에 예약했어 저기 진짜 예쁜데 너는 어디펜션 잡은건데?'
'어!나도 저긴데 하하 뭔가 통한다 우리, 난 자메이카방 잡았어 난 뭔가 자메이카의 우이론적 원주민 사고방식이
좋더라고 니 의견은 어때?'
'역시 넌 살짝 똘끼있는거같애 크크 저녁먹구 우리방으로와 우리는 런던방으로 잡았으니까 아 그냥 
이럴게 아니라 방앞에 바베큐장이 있으니까 거기서 보는게 어때?'
'좋지 으캬캬 일단 씻구 옷만갈아입구 바로나올게 8시까지 바베큐장으로 와 1분늦을때마다 원하는거 한개씩 들어주기다? 흐흐'
'뭐래 호호 좀있다보자 그럼'

아 이럴수가 같은 펜션이었다니
처음부터 물어볼걸 중요한 키를 잊고있었던 멍청한 나였다

'존나 빨리씻구 나와서 운동이라도 좀 해놔야지 흐흐'
옷을벗구 재빠르게 샤워를 한 후 전화로 주인내외에게 바베큐파티를 섭외한 후 밤을 타오르게 해줄 
3만원짜리 피로떼 와인과 소주세병을 시킨후 잠시 잠이 들었다
'우,,음'
잠시 눈을 붙인것뿐이었는데 핸드폰시계를 보니 8시40분이었다
'악! 시발!! 뎀! 손오브어 비치ㅡㅡ,,시발'
눈꼽도 못떼구 바베큐장으로 나가니 역시나 주애와 정숙이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날 맞이하고있었다
'니 장난까냐 우린 니 안와서 그냥 우리끼리 먹을라고 했었어ㅡㅡ,,그리고 뭐야 이와인은'
'아 미안해 이런 적은 처음인데, 정말 처음이야'
'됏어 빨리 앉기나해'

아 이런시발 주애에게 점수를 깍이고야 말았다
어쨋든 오겹살 파티를 시작하고 술한잔씩 꺾으면서 화기애애하게 이런 분위기를 즐겻다

'(아 파라다이스가 따로없구만 내가 그동안 공부와 알바에 휘둘려 이런 즐거움을 잊고살았다니
아 시간아 늦게흘러라..)'

물론 내 속마음이다

그정도로 재밌게 마시고 놀며 주애와 정숙이의 남자친구 얘기를 들으며...
정숙이 저런 뚱돼지년도 남자친구가있을수 있나
뭔 세이클럽 채팅에서 만났나 크크

1시간 2시간이 흐른후..
취할줄 알았던 주애의 주량은 의외로 놀라웠다
정숙이가 먼저 꼴아버려가지고는 방으로 간다고 먼저 일어선것이다

'먼저가서잘게 진호야 주애 술로 감당못하니까 포기하구 가서 자빠져자는게 좋을거야 호호 먼저가서잔다 
너 이년 빨리와 알았떠?'
'응 먼저자 자기야! 힛'
'잘자 정숙아 (짬져라 빨리)'

정숙이가 들어가고

'쟤는 등치에 비해 술 정말 못마셔'
'응 그런거같더라 저 뚱..은 페이크고 정숙이 술 의외로 못마시네 난 너 두잔이면 잠드는 여잔줄 알았어'
'어머 호호 다들 그렇게 보더라구 하지만 날 이겨본 남자는 드물지 흣'
'그렇구나 한잔더하자 우리'
'그랭 힛'

그렇게 또 꺾으며 우리둘은 말그대로 주구장창 마시고 있었다
나도 술하면 어디 빠지지 않는지라 우리가 비운 소주병은 6병쨰를 달리고 있었고 
여느 누구나 그렇듯 술을 마시다보니 기분이 좋아지는것은 인지상정이라
주애의 얼굴이 매력적으로 보인것을 두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주애의 어깨를 감싸며 눈치를 살펴보니 주애도 그리 싫지는 않은듯했다
그렇게 기분좋은 은밀함을 즐기고 있을때,
나는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를때는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 바베큐장에는 우리 뿐이 없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기는 커녕 주애와 깊어지는 밀애에 난 기분이 좋을뿐이었다
근데 오줌은 마렵고...

'주애야 화장실좀 다녀올게 좀만 기다려'
'응 빨리갔다와!'

아시발 이럴때 오줌이라니 오줌은 지금 내게 사치일 뿐이라구!
노상방뇨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한가닥 남아있던 양심으로 내방으로 돌아온 나는 재빠르게 오줌을
휘갈기고서는 휘파람두파람을 불며 기분좋게 바베큐장으로 걸어왔다
주애의 예쁜 얼굴을 볼 생각에 문을 덜컥 열었다







'?'








주애가 없었다

'얘도 화장실을 갔나'

그렇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주애를 안고 어떻게 해볼까 음탕한 생각에 젖어있던 나는
20분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주애가 걱정되고 뭔가 이상한기분이 들어
주애와 정숙이가 묵는 런던 방 앞으로가 문을 똑똑 두들겼다

'정숙아! 주애야! 나야 진호 문좀 열어봐라 뚱뙈지들아!'

술기운 탓일까 이런 나의 자신감..


하지만 문을 계속 두드려도 반응이 없는 그녀들이었다
계속 두드리다보니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기보다는
나의 순진한 욕구충족(?)을 못했다는 사실에 뭔가 짜증이 나
두들기기를 포기하고 주인아저씨에게 달려가 조금 과장을 보태어 자초지종을 말했다



2분후
아저씨와 내가 그 문앞에 도착하고 문을 열었을때








그녀들은 없었다 
어디로 사라진지 감도 잡을수 없었다

주애와 정숙이의 흔적조차도
이불도 고이 게어져있었고 런던방도 사진속에 게재된 모습과 그대로 깨끗하게 정돈되있었다
아무리 침대를 봐도 찾을수 없는 그 모습에 두리번 거릴 무렵


!









'어이'






뒤에서 이상한 말과 함께 돌아보니
주인아저씨를 보았는데 표정이 뭔가 기괴했다
문앞에서 내앞을 가로막고 있는 그 아저씨의 등뒤로 아까본 목장주인과 얼굴도 모르는 노인네하나가
이상한 연장을 들고 날 보면서 웃고있는게 아닌가

'아저씨 뭐에요? 이분들은..'


'뭐? 이새끼야 너 잡으러온 형님들이지 흐흐 이리와 이새끼야'

주인의 등뒤로 보인 연장중에 하나는 분명 도끼가 있었다
위압감이 들 여유도 없었다 
옆에있던 의자를 들고 창문으로 무작정 던져버렸다

철그랑!
창문이깨짐과 동시에 달려들려는 그놈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창문으로 몸을 던졌다

'어어 씨발 저새끼가 발악을치네 야 잡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아무것도 짐작할수 없었다

다행이 2층이라 잘 착지할줄 알았는데
넘어지면서 하필 팔 하나를 땅바닥으로 들이댄것이다

팍!
'아 씨발!!!!!!!!!'

도망쳐야 한다
다리에 힘이 풀린기분이 이런것일까
겨우겨우 힘을내어 저뒤로 문을 박차고나오는 저새끼들을 뒤로한채로 
무작정 달렸다

산등성이라 빨리내려가야 포장도로에 닿는다

주애와 정숙이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무작정 달리니
익숙한 길이 나왔다 
아까 팔푼녀들이 사진을 찍었던 곳 그 바닷가였다



사람의 본능은 익숙한 곳으로 향하게 마련이다
오늘밤은 아까 먹었던 도미구이 집 그곳에 숨어있다 내일 배편을 보고 도망쳐야겠다
한참을 뛰니 숨이 턱하고 막혔다
뒤를 돌아보니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도미구이집 화장실은 바깥에있어서 일단 그쪽으로 숨어 동태를 살펴봤다

저멀리서 후레쉬를 들고 앞을비추며 이상한 연장가방을 메고오는 그들이 보였다
어느새 그 인원도 3명이 아니라 8명으로 늘어있었다
내가 숨어있는 화장실 뒤편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웃고있었는데 마치 날 당연히 잡으리란걸 예상하는 듯한 표정들이었다




이섬은 작은곳이다 
작은 산이 있긴했지만 공원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
농가가 밀집해있긴했지만 섬은 자동차를 타고 30분이면 왕복할수 있을정도로 작았다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저새끼들은 뭐고 주애와 정숙이는 어디로 갔으며 만약 잡히면 어떻게 되는걸까
내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상황이 너무 두려웠다




그 때

'형님들 이새끼 여기있소! 이리와보소 하하 이새끼 여기 숨어있네'


덜컹!
아 어떤 호기심많은 새끼가 여기까지 찾아본 모양이다
옆에있던 휴지통으로 그새끼 머리통을 세게 쳤다

'큭! 이 개새끼 넌 오늘잡히면 껍질빼고 내용물 다 빼버릴테니까 그런줄알아라 잡히면 죽는다! 흐흐'





젖먹던 힘을다해 도망쳤다
다리에 힘이풀려 당장 주저앉을거 같았지만 그래도 뛰었다 살아야했기에

저들이 괴성을 지르며 쫒아온다 

계속도망쳤다 
고생하며 알바하고 또 그렇게 공부를하며 내가 원하던 대학으로 진학할수 있었기에
인생 하나만큼은 포기하기가 싫었다
내가 할게 얼마나 많은데...


민가 두개를 지나 컨테이너를 돌았다











앗차!
그런데 바로앞에 호수가 있는 것이었다
바닷가에있는 조그만섬에 호수가 있다니
들어본적도 없고 본적도 없는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저중에는 젊은 새끼도 있는지라 상황판단할 여유가 없었다





시발 일단 뛰어들고보는 수 밖에 

풍덩!



이런씨발 
우라지게 차네

차도 너무차 몸이 금세라도 얼것만 같았다
하지만 살려면 어쩔수가 없었다 


두두두두
살인귀 놈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한밤이라 머리칼에 가려져있는 내 동공안에는 그들의 웃고 실성하며 
뛰어가는 모습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정말 소름이 끼쳤다

도대체 무어라고 저사람들은 멀쩡한 인간을 사냥하려 달려가는 것일까
이게 말로만듣던 인신매매인가
내 눈앞을 잠시도 분간할수가 없었다




저앞에서 그들이 갑자기 모여드는게 보였다

'행님 고마 이새끼 발도빠른가보오 오랜만에 보양좀 할려했더니만은'
'멀리 가진 못했을끼다 니놈들 일단 두명씩나눠서 김할망구 집쪽으로 텨가고
니 만식이는 내랑 저쪽 부둣가쪽으로 다시 돌아보자'
'아쿠쿠 이새끼 산채로잡아서 내 기력보양식으로 할거요 이번에는 내 차례니 행님들 꼭 좀 잡아주쇼'
'아 이개새끼는 행님들을 먼저 챙겨야 하지않겠냐'
'이런 시펄 일단 잡고봅시다 잡아서 족치든 뭐하든 하지 않겄소'
'주애 이년한테 그냥 약을 보내서 저새끼 잠들게할걸 그랬다 고마 시팔'
'일단 빨리흩어져 가보이소 빨리'









뭐라고?

숨이 멎을뻔했다

주애? 주애는 분명 아까나랑 웃고떠들던 여자 아닌가
그년이 저놈들과 한패라고?

황당했고 정신이 들지않았다 물가에 숨어 떨리는 몸과 눈으로 우두커니 저 바닷가를 쳐다보았다
그들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물속에 숨죽여 있던 나는 그들이 사라지자
재빨리 뭍으로나와 물에젖은 옷들의 물기를 북북 짜내기 시작했다 

시발 너무 춥다...
무슨일이지 주애와 정숙 그년들도 저놈들과 한패라면 난 어떻게 될뻔한걸까...

일단은 어디라도 숨어있어야 한다

핸드폰은 아까 주애와 같이있던 바베큐장에 놓고왔고 내겐 시계도 없다
말그대로 맨몸이었다
시간을 알수도 없거니와 지금 너무추워 따듯한곳에 있지않으면 동사하겠지

일단은 젖어 무거워진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시작했다
작은 자갈들이 밟혀 고통스러운건 내게지금 사치다

민가나 이런데로도 피산할수가 없었다
불을 어떻게든 피워도 금방 발각이 되겠지
어쩔수가 없었다 그들이 나간틈을 타 아까도망쳐왔던 도미구이집으로 다시 향했다
그곳에서 아침이 될때까지 숨어있는게 차라리 나을거 같았다
저놈쪽수에 당하겠지만 안걸리기만 한다면...
무기도 있을테고 따듯하겠지

다행이 내가 지금 입고있는 옷들은 우중충한 색깔의 점퍼와 바지뿐이었고 새벽녘쯤인지라
눈에안띄기만 한다면 걸리지는 않을 것이었다

처벅처벅...
맨발로 걷고있는 내 처지가 너무 처량하고 무서웠다

저놈들은 인간을 먹는 식인종인가
대량 인신매매단인가

어딘가에 인신매매조직의 은거지는 섬에있어 외국으로 팔려나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니면 인간을 보양식으로 생각하는 미친새끼들인가

아무래도 알수는 없었다

이런생각을하며 정신은 무참히 멀쩡했고 사지는 너무추워 고통스러웠다
마침내 도미구이집에 도착하여 뒤에 작은 철문을 열어보았다


끼릭...
의외로 쉽게 열리네?
안열린다면 문을 어떻게해서든 깨고라도 들어갔겠지
그 철문은 부엌으로 들어가는 문이었고 안은 조용하고 고요했다

여기 주인내외는 이곳에서 장사를하지 살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부엌에 몰래숨어있을 계획으로 집기들이 있는 부엌으로 발을 옮겼다
컴컴해서 그런지 앞은 잘 보이지 않았고 작은 휘장이 내 얼굴에 작게나마 부딪혔다

어?

그런데 이상했다
부엌은 한쪽면뿐인줄 알았는데 다른쪽으로 통하는 휘장이 있었던 모양이다

다시 집기들이있는 부엌으로와 볼수있는 후레쉬같은것을 찾고있는데 찬장에 양초몇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가스불을 킨후 양초에 불을놓고 휘장으로 다시 걸어들어갔다
들어가보니 그 휘장안에는 조그마한 창고같은게있었고 창고에도 역시 문이달려있었다

끼리릭!

그문은 의외로 쉽게열렸고 그 안으로 들어가본 나는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끅..끄윽 씨..발 뭐야 이게...아..흐흑'

너무무서워 오금이저리고 바지에 오줌을 지릴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울었다
어쩔수가없는 상황이고 처음보는 화면에 패닉 그 자체였다
정신병이 걸릴 지경이었다

분명 얼굴은 있었다
하지만 몸이 튜브에 공기를뺀것처럼 어딘가가 많이 모자라있었다
주위에 핏자국들이 너저분하게 늘어져있었고 가까이서 보니
가슴팍에서부터 생식기쪽까지 배가 갈라져있었다
그쪽을 비춰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창자같은것들이 한곳에 몰려있었고 나머지 장기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은 인신매매단인가
아까 내가숨어 들은 그것처럼 사람을 보양식으로 쓰는 놈들인가



이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나가야 했다
저사람처럼 나도 이곳에서 저런새끼들한테 식용이든 인신매매든 
그런 벌이로 사용될수는 없는 것이었다

힘이빠져 움직일수가 없었지만
부모님생각 대학생각하며 부엌에있는 도미뜨는 식칼인지 뭔지를 들고
왼쪽손은 주먹을 불끈쥐고 부엌속에 숨어있었다

사람이 저리 쉽게 죽는것인가
저런용도로 사용될수 있는것인가...
두려웠다 
뉴스나 이런데나오는 끔찍한 범죄들을 저지른 사람들이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것은 사람이었구나....
..
부엌 집기 한쪽칸에 숨어 무릎을쪼그리고 그렇게




뜬눈으로 밤을 세울수 밖에 없었다



































































4시간 뒤

날이 밝았다




다행이 아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찾지못했는지 집으로 돌아갈 것이었고
난 내짐도 찾지 못한채로 도미집을 나와
3분을 걸어 바위틈에서 숨은채로 정박하는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40여분을 더 기다린 뒤






배가 정박했고 난 그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는 보았다


이 배에서내리는 커플한쌍을 태우러 오는 마티즈가...
운전석에는 어제의 펜션 주인새끼가..
그 옆에는 
나에게 평생 잊지못할 상처뿐인 즐거움을 준 주애가 문을 내려
날 바라보고 있었다


펜션 주인새끼는 나를 보며 뭔가 아쉬운듯 입맛을 다시며
커플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고


주애는 나를 보며 입이 찢어지도록 웃고있었다
손을 흔든체로













배는 10여분뒤 출항하였다

















내 젊은날의 소름끼치는 낭만은 이렇게 지나갔다






그들은 뭐였을까...... 





출처

웃대 종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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