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접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엄마 아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저도 아빠한테 늘 맞았고요.
두분은 맞벌이라 되게 어릴때부터 혼자 지냈어야 했어요.
유치원생때도 자다가 새벽에 깨서 울곤 했는데.. 아무도 없어서 너무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빠는 맨날 바람을 피우셨고 엄마는 항상 악을 쓰며 아빠와 싸웠어요.
두분 이혼하시면서 엄마는 아빠한테 저를 버렸고
아빠는 재혼하자마자 저를 버렸고요.
그렇게 이십년동안 지냈고 이제 스물아홉이 되었네요.
그동안 남자들과 연애를 여러번 했었는데 제가 남자를 신뢰하지 못해서
다 짧게 만나고 헤어졌다가
최근에 만난 남자친구를 가장 오래 사귀게 됐어요.
일년 반정도 만났고요.
저한테 너무나도 잘해주고 사랑해주고 잘챙겨주고.. 제 옆에 있어줘서
정말 행복했어요. 돈이 없는거? 상관없었어요. 내가 벌면 되니까..
그저 제 옆에만 있어주는 누군가 있다는게 너무나 좋았거든요.
그런데 사귀는 시간이 점점 지나면 지날수록 너무 힘겨워지네요.
저랑 싸울때마다 저에게 시1발년이라는 둥 병1신이라는둥 쌍욕을 하기 시작하고
뻑하면 헤어지자하고.. 잠수이별도 숱하게 당했네요. 매번 나중에 다시 만나긴 했지만요.
쫌만 승질나면 있는대로 모든 화는 다 풀어내고..
의심과 집착이 너무 심해서 제가 친구 만나는거조차 싫어했고
친구들 모임에 간다고 하면 엄청 승질내고 .. 자기만 바라보라는 식이고.
제가 아무리 잘해줘도 매번 지적질에 항상 부정적이고 걱정하는 말만하고...
제가 잘해줘도 이상하게 혼자 화나있고 피해자 모드로 변해서 저를 말로 늘 괴롭혔어요.
저에게 여자친구의 역할, 엄마의 역할, 감정쓰레기통의 역할... 모든걸 시키는것 같아요.
아직 이런 모습을 다 모를땐 서로 감정적으로는 너무나도 좋아했던지라 결혼까지 꿈꿨는데
감정이 다가 아니네요.
이 사람과 연애하다보니 내 자신이 정말 가치없게 느껴져요.
언제 떠나갈까, 화나진 않을까, 삐지진 않을까 눈치보기 바빠요.
그래서 연애가 정말 불안해요.
결혼해도 평생 이렇게 살거라면 ... 우리 부모님이랑 뭐가 다를까 싶어요.
그런데 더 미치겠는거는
이 관계가 정말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혼자가 되는게 극도로 불안하다는거에요.
지금 남친이랑 잠깐 헤어져 있을때 극도로 불안했고요
어릴때 엄마 아빠 없이 혼자 남겨졌던 그런 상처들이 너무나 올라와서 정말 괴로웠어요.
그래서 차마 헤어지자고 말을 못하겠어요.
이런 내 자신이 너무 싫기도 하고..
슬프네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