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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박근혜에게 투표한 사람입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게시물ID : society_16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lashlPerry
추천 : 2
조회수 : 82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10/29 03:33:24
보수적이고 가난한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아마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거에요. 전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었어요. 내 인생이 이 모양인건 내탓이지, 정치인 탓이 아니야.  

대선 당시 첫 투표, 난 갓 군대를 전역한 스물두살이었어요. 아무것도 몰랐고 내 눈에 베기는건 그저 박근혜가 당선되어선 안된다고 외치는 또래들였어요. 군대 안보교육은 문제가 있어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군인이라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좌파"의 기준은 너무나도 모호해서, 결론적으로 나같은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어린 청년들은 보수정당에 투표하도록 만들거든요.  

그땐 몰랐어요. 아니 최근까지도 몰랐어요. 그동안 내가 분노했던건 담뱃값 인상 뿐이었어요. 사실 투표 직후부터 후회했던거 같아요. 이정도 까진 아녔지만요. 그저 우린 점점 더 힘들어지고... 그게 왜 그럴까 생각은 하지만, 설마... 그렇진 않을거야 하며 화를 가라앉혔어요. 

뭐라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그냥 난 죄송하다 하고싶어요. 몰라서 죄송했고, 이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해서 죄송해요. 모두들 분노하는데, 난 왠지 분노할 자격도 없는거 같아요. 친구들에게도 왠지 미안해요. 이 일이 터지고 나서 분노하는 사람들이 당시 지지자를 욕할때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어요. 

그때 왜그랬을까... 왜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1번을 찍었을까... 무슨 말이라도 하고 미안하다 죄송하다 하고싶은데, 친구들에게 했다가 사이 멀어질까봐... 그래도 답답한데 말하고 쓸곳이  없어 방금전 가입하고 글 올립니다. 

시사 게시판에 올려야 맞지만 오늘 가입해서 너무 답답하고 이곳에라도 올립니다.
  
내일 옷들 따듯하게 입으시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번을 기회삼아 더이상 그들이 함부러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마음대로 할수없단걸 보여주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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