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올해 5월초쯤 헤어졌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했고, 저도 남자친구 부모님과 매우 친해서 선물 주고 받는 사이였고.. 남자친구도 명절때 과일 사들고 저희 집에 오기도 하는 그런 사이였습니다. 남자친구의 직장동료도 알았고, 친한 친구가 별로 없는데.. 그래도 연락한다는 동네 주변 친구들은 몇 만났습니다. 2년이 다 되어갈 무렵, 결혼하려고 상견례하려다가.. 삐걱.. 그렇게 우리 사이는 멀어져갔죠..
사실 남자친구가 제게 비밀이 많아서, 감추는 것도 많았고, 저와 있는 동안 여자한테 전화왔는데 거짓말했다가 나중에 들통나니, 이 여자가 혼자 좋다고 2년째 자기한테 전화한다고 하네요.. 결정적인 것은 단란주점 갔다가 거짓말을 수십번 하고, 결국 돈을 엄청쓰고 외박까지 했다는 것.. 그날 전 밤새 전화기 잡고 뜬 눈으로 보냈습니다. 당시 잘못했다고 하기에, 단란주점 갔던 돈 메꾸느라 도와주고 다신 안 그러겠노라고 다짐을 했지만.. 그 이후로 제게서 무언가 감추려는 행동이 더 심해져서..
제가 신뢰하지 못할 사람하고 평생 같이할 자신 없다며 헤어졌습니다. 외지에서 이 남자보고 직장까지 이 쪽으로 이직한 저로서는 그렇게.. 덩그러니 홀로 이 곳에 남겨진거죠.. 사실 이사할때도, 방을 구할때에도.. 그렇게 힘들때 도움 청할 곳이 가까운 그 사람뿐이었는데.. 많이 허하기도 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데 타지에 혼자 있자니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헤어지고 처음 만났을 때.. 이 사람은 본인은 헤어진게 아니라 시간 갖자는 줄 알았다네요.. 전 그렇게 나에게 뭐든 감추려하는 행동들 고쳐질 수 없다면..우리 사이 끝이라고 했습니다. 간혹 연락하다.. 술에 잔득 취해 제 방에 와서.. 벌렁 드러누워 자는데 깨워도 일어나지도 않고, 내일 이 사람 출근도 해야했기에.. 집에 전화하겠다고 이 사람 전화를 열었다가..통화목록에서.. 여러 여자들의 이름을 보았고.. 나쁜 짓인건 알지만 궁금한 마음에 문자를 보니.. 오빠 밥 잘먹었어요.. 술 오늘은 안되겠어요..다음에 사주세요 그런 류의 다양한 여자들의 문자들..-_- 혹시나 해서.. 제가 입력햇던 우리 처음 만난 날..아직 남아있을까 검색했는데.. 왠걸..저와 헤어지고 일주일 정도되는 날짜에 "우리 처음 만난 날" 그리고 "사랑스런 XX의 생일" 이런 것들이 있더라구요.. 전 이 사람이 미안해서 왔나.. 나한테 너무 미안해..술취해서 이렇게 용서빌러 온걸까 생각했던 제 자신이 너무 한심했습니다. 혹시나 돌아올까 하는 마음에 남겨두었던 다이어리와 사진들.. 이 사람에게 주려고 몇달간 써왔던 편지장을 보는 앞에서 박박 찢고는 내 쫒아버렸습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한숨 푹푹 쉬며 나가더군요..
그렇게 한참 지나니 화났던 마음도 누그러지고.. 아무 감정 없다고 밥먹자고 하기에 나가서 고기 먹는데.. 눈물이 왈칵.. 그래도 씩씩하게 웃으며.. "이제 집에 가야겠다.." 그러고 집에 들어가 혼자 펑펑 울었습니다. 그 이후 한번 더 밥을 먹었는데.. 그 사람은 이 사람이 참 슬픈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그리고 나서 근 3개월간 또 연락이 없었죠.. 그 사이 잠깐 만나려다가 멀어서 포기한 사람도 있고.. 얼마 전부터 저에게 대쉬해오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보다 어리고 아직 대학교2학년이라.. 전 부담스러워서.. 아직 사랑하는 마음은 없다고 그래도 정말 제 일이라면 다 팽개치고 올 정도로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 사람한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었는데..
오늘 이전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오니.. 마음이 확 닫히더군요.. 선본다더니, 아직 선도 안 봤답니다.. 배고프다고 밥 같이 먹자고했는데.. 제가 저녁먹던 중이라.. 거절했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이전 남자친구가 절 아직도 좋아하는걸까요. 이런 제가 한심한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