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 주변정보들간의 일관성 흐름 틀 로부터 설정되어지는 해당 관점 정보에서의 상황적 개연성
맥락이 가치다.
대상의 성질들이 맥락을 형성하여 모이면 대상의 가치도 높아진다.
그리하여 제법 괜찮은 성질 하나를 가지고 있는 대상보다는
고만고만한 성질일지라도 하나의 맥락을 형성해서 이야기를 구성할수 있는 대상이 더 가치있게 느껴질 수 있다.
고흐 그림은 아름답게 보인다.
그리고 그것에는 그 그림 자체의 가치뿐 아니라 고흐의 특별한 삶도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고흐의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어쩔수 없이" 은연중에 고흐의 삶을 상상하게 되고
그런 상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맥락은 우리로 하여금 고흐의 그림을 더욱 가치있게 느끼게끔 한다.
만약 고흐가 만수무강하며 호화롭게 살았다거나, 또는
고흐의 그림이 몬드리안의 그림처럼 냉정하게 정돈된 차가움을 품고 있었어도
고흐의 그림이 이정도로 특별하게 느껴졌을까?
아니라고 본다.
아이돌 그룹들이 안무나 의상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이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어쩔수 없이" 그들의 안무나 의상을 그리게 된다.
노래의 이미지(카리스마, 친근, 청순, 관능, 순애보)에 최대한 맞춰진 시각적 정보 말이다.
오히려 누군가는 그들의 쇼맨쉽을 그려보기 위해서 그들의 노래를 듣는지도 모르겠다.
노래라는 청각과 무대라는 시각이 조화를 이루면서 최대한 같은 맥락을 형성할수록 그 노래의 가치도 올라간다.
예컨데 슬픈 발라드 곡에서도 화려한 안무를 하면 그 노래는 망한다.
CF에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쓰는 이유도 같을 것이다.
그 CF를 본 소비자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어쩔수 없이 물건을 볼때 그 유명 연예인은 좋은 이미지를 그리게 된다.
그 물건에 연예인의 맥락이 만들어 졌기 때문이다.
물론 물건에 부여하려는 이미지가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같을때 이런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집안 정리할때도 그렇다.
제법 좋은 물건인데 어쩌다 보니 어디 딱히 쓸만하거나, 둘 만한 곳이 없다면 쓰레기통으로 갈수도 있다.
좋은 물건인데 그 좋은 물건을 활용할만한 맥락이 생활에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없어진 것이다.
반대로 딱히 좋은 물건은 아닌데 마침 필요하거나, 둘만한 적당한 곳이 있다면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딱히 좋은 물건은 아니지만 활용맥락이 생활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이력이나 프리젠테이션도 마찬가지다.
이것저것 좋은 것들 두서없이 다 보여준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
바둑도 전쟁도 뭉쳐야 사는데 이렇게 흩어진 특성들로는 별로 인상을 줄수도 힘을 실을수도 없다.
한가지라도 맥락을 구성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여줘야 가치있게 보이면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
조금이라도 가치있게 평가 받고 싶다면 어떻게든 맥락을 만들려고 해야 한다.
내용 자체에 도무지 맥락이 없다면,,, 그럼 없는 맥락도 있는것 처럼 만들려고라도 해야 할 것이다.
물건이나 작품을 만들때도 맥락의 가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능이나 장식, 장면 같은 것을 추가하고자 한다면
그 기능이나 장식, 장면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편리함과 함께
그것들이 물건이나 작품 전체의 맥락에 끼칠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즉, 형성된 맥락이 망가지지 않는 범위내에서 그런것들을 추가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좋다고 온갖 사족들도 그냥 이것저것 다 같다 붙이면
그 대상의 가치를 결정하던 맥락이 깨지거나 훼손되고 소멸되면서
그 물건이나 작품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어중이 떠중이가 되기 십상이다.
장사꾼이 맥락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BMW가 보여준다.
지난 여름의 BMW사태 이전까지의 BMW이미지는 독보적인 고급, 신뢰 였다.
이런 이미지는 몇년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와 광고로도 형성될수 있을까 말까한 중요한 가치이다.
이런 가치 때문에 소비자들은 실제 물건의 경제적 가치보다도 더 큰 돈을 주고라도 기꺼이 BMW를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로부터 BMW는 비교적 쉽게, 안정적으로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BMW차에 형성되어 있는 맥락은 BMW가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지켜야 할 가치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여름 BMW는 어처구니없게도 그것을 날려버렸다.
그 독보적인 고급 신뢰를 포기하고, 불타는 혐오 자동차, 갑질 자동차 이미지를 선택한 것이다.
고작 몇푼의 보상금과 피해자 편의를 주기 싫어서 말이다.
가치를 만들려면 맥락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