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 줄리앙 中
게시물ID : readers_168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iogio
추천 : 3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27 03:31:45
시간이 흐르고 흘러 봄이 다섯번 찾아왔습니다. 


#4 

아! 통탄하다! 통탄해!  
너무나 통탄하여 빵과 고기가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는다! 

폐하, 무엇이 고민이십니까? 

귀여운 왕자가 다섯살이 되었는데 아직 말도 못하고 있다!  
그저 벽만 보고 저 눈동자만 깜빡이고 있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폐하! 폐하! 
그래도 폐하가 원하시던 건강한 사내아이 아닙니까?  두눈이 빛나고 동그라니 잘생긴 귀에 어디 하나 빠진 곳이 없는 왕자님 아닙니까?  
무엇이 부족하신겁니까? 

아! 시종아! 
왕은 지혜로워야 한다! 
왕은 용맹하여야 한다! 
왕은 자애로워야 한다!  
지혜롭지 못한 왕이 누구에게 존경 받을까!  
용맹하지 못한 왕이 누구에게 위엄 보일까!  
자애롭지 못한 왕이 누구에게 손길 내밀까!   

그렇다면 첫째 왕자님이 지혜로웠을테지요  
그렇다면 둘째 왕자님이 용맹하였을테지요  
그렇다면 셋째 공주님이 자애로웠을테지요 

시종아! 너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내 아들, 왕자는 저기 저 아이 하나뿐인데 무슨 말을 하는가! 

하나뿐이지요-  
첫째 왕자님은 화단에 떨어져 죽었지요-  
둘째 왕자님은 나무에 떨어져 죽었지요-  
셋째 공주님은 강물에 흘려내려 갔지요-  
아- 그 피가 화단 하얀꽃을 물들였다네 
아- 그 피가 푸른 나뭇잎을 물들였다네  
살아남은 건 가여운 공주님 하나뿐이네 

시종아! 입을 다물지 않으면 네놈의 목을 치겠다!
당장 그 입을 다물지 않으면 네 가족을 죽이겠다!

폐하! 폐하! 이 어리석고 어리석은 왕아!  
나는 일찍이 너에게 지혜로운 왕자를 주었다. 
나는 일찍이 너에게 용맹스런 왕자를 주었다.  
나는 일찍이 너에게 자애로운 공주를 주었다.
앞 못본다 죽인 것이 누구였는가 
한귀 없어 죽인 것이 누구였는가
그것을 잔인하게 버린 것이 누구였는가!
그 어미들을 죽음으로 몬 것이 누구였는가!
 
아! 시종아- 아니 노파야 
내 어찌하면 저 애를 구할 수 있는가  
저 아이만 고칠 수 있다면 내 모든 것을 바치리 

꽃이 필요하다  
가는데에만 100일이 걸리는 서쪽산에 있다. 
하룻밤 사이에 시들어 버리는 그 꽃이 필요하다  
시들면 효험 하나없는 그 꽃이 필요하다 

그 꽃을 누가 가서 꺾어올 것인가  
그 서쪽산에 누가 찾아갈 것인가  
그 시든 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정원사의 딸을 불러라 
정원사의 딸 줄리앙을 불러라
줄리앙이 말하는대로 하여라 
자애로운 이가 꽃을 시들지 않게 한다   

줄리앙을 불러라!  


#4-2 

줄리앙 줄리앙  
다섯번 봄이 찾아와 열여덟살 줄리앙아  
어리석은 왕이 너를 찾는다  
왕이 너를 부르면 왕자를 품에 안아라  
너를 따를 것이란다- 

할머니 할머니  고마운 할머니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줄리앙아  너는 자애롭다   


#5 

정원사의 딸 줄리앙아 
왕자를 고치려거든 네가 필요하단다  
100일 넘는 길 지나서 서쪽산에 가야한다  
그 꽃을 꺾을 수 있는 것이 너뿐이라 한다 

그리하겠습니다 폐하  
다만 왕자님을 데리고 가야만 합니다 
제 품에 안고 그 먼길을 가야만 합니다 

고칠 수만 있다면 무엇을 못하리  
왕자가 너를 따르는 것이 내 눈에도 보인다  
자- 서쪽산으로 가거라, 서쪽산으로 가거라 


줄리앙은 작은 왕자를 품에 안고 성을 나와서 약속대로 정원으로 갔습니다. 


#6 

새야 새야, 작은 새야 약속대로 내가 찾아 왔단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작은  다람쥐야 약속대로 내가 찾아 왔단다  

줄리앙! 우리는 너를 기다렸다! 
자! 화단의 빨간꽃을 한웅큼 가져가라! 
자! 나무의 빨간잎을 한웅큼 가져가라! 

나 작은 새가 너 배고프지 않게 빵을 주겠다 
매일 아침마다 갓구운 따뜻한 빵을 머리맡에 두겠다.
누군가 너에게 무엇을 먹냐 묻거든 자비를 먹는다 하여라 

나 작은 다람쥐가 알밤을 세알 선물해주겠다.
한알은 주고 한알은 묻고 한알은 맞바꿔라 
그리하면 가고 오는 길이 평탄할 것이다

줄리앙 줄리앙 가는 길에 유혹받지 말아라 
누군가 너에게 단 것을 주거든 뱉거라 
줄리앙 줄리앙 서쪽산의 꽃은 새벽녘에 꺾어야 한다 
그 새벽꽃 이슬을 떨구면 모두가 행복해진다    


줄리앙은 왼쪽 주머니에 알밤을 세알 담고, 오른쪽 주머니에 꽃과 나뭇잎을 담아 성밖으로 나갔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