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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단편소설 한번 써봅니다. - 신 -
게시물ID : freeboard_1700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aiduc
추천 : 1
조회수 : 16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05/07/20 21:24:15
  - 신 -

 아침에 눈을 떠보니 지구는 모두 검정색으로 덮여 있었다.

 「… 꿈이 아니었구만!」

 로버트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는 어제 「신」을 보았었다. 대략 잡아 수천만의 사람과 함께.

 신은 아무도 뜻하지 않은 곳에서 강림하였다.

그 어느 종교도, 그 어느 학자도, 그 어느 명상 수행가도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일은 어젯 밤에서 오늘 새벽 사이에 일어났다.

그 날은 어느 날과 다름없이 은행에서의 일을 끝내고 어느 날과 다름없이 TV를 보다가 어느 날과 다름없이 아주 평범하게 잠든 아주 특별할 것이 없는 화창한 토요일이었다.

적어도 그 순간 까지는.

신은 하늘에서도 오지 않았고 영혼 속에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UFO를 타고 내려온 외계인은 더더욱 아니었다.

오늘 새벽 4시경, 나는 새벽 근무를 위해 어느 날과 달리 일찍 일어났다.

그리고 어느 날과 달리 시청 공무원이 온다고 하길레 멋들어지게 양복을 입고 출근하려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들이 오고 있었다.

그들은 하늘에서 오지 않았다.

땅 속, 더 정확히 물 속에서 온다고 해야 맞겠다.

하수구에서 부터 검은 것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그 날은 공사 때문에 하수구가 열려 있었지 않나 싶지만 그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신」 정도면 하수구 뚜껑은 열 수 있을 테니까.

어쨋든 그는 문을 닫고 커튼을 빼꼼히 열고 밖을 보았다.

그런데 그 순간, 문이 검게 변하는 것이 아닌가!

그에 이어 집 자체가 검어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 순간 두려움에 사무친 채 성호를 긋고 이렇게 소리쳤다.

「사탄아, 물러가라!」

그러나 그것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몸 속으로 들어와 그의 몸까지 검게 변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그는 죽는다고 생각하였으나 그 과정은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는 어차피 죽을 각오로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었다.『너는 뭐냐?』

그러니 놀랍게도 로버트 그 자신이 답했다.

『나는 신이다.』

『신?』

『그렇다, 나는 신이다.』

그는 극도의 두려움에 인해 자신이 미쳤거나 정신 분열증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다니!

하지만 호기심은 충격을 완화시켜 주었고 두려움을 없에 주었다.

『네가 신이라고? 그렇다면 너의 정체는 뭐지?』

그 질문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찾으려고 노력하는 온 세대의 궁금증이다.

『나는 신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람들은 나를 박테리아 라고도 부른다.』

그 때, 로버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가장 하등한 생물인 박테리아가 신이라니!

『나는 사람들이 20억 년이라고 부르는 세월을 살았다. 그리고 나의 동지들은 인간이 되었다.』

로버트는 그것까지는 이해가 갔다. 초기의 단세포 생물들은 무한히 분열하며 수명이 다하면 자신을 분열시키면 영원히 살 수 있었다.

그러나 20억년 전 초기의 박테리아는 훨씬 전에 진화하지 않았는가!

『나는 나의 동포들이 전문화를 일으켜 점점 광물에서 식물로, 식물에서 동물로, 인간에까지 진화를 하는 한심한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고 나는 그것을 원점으로 돌리려고 한다.』

분명히 이 박테리아들은 암세포 같은 「반항아 세포」일 것이다.

자연에서 진화하는 것은 자연스로운 현상인데도 진화하면서 점점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안 세포들은 태초의 불멸성을 되찾기 위해 마구 분열해 생명을 죽인다.

『나는 모든 것을 썩일 것이며 모든 생물을 태초의 박테리아로 만들어 불멸의 세계로 만들 것이다.』

그 때, 로버트는 자신의 몸이 썩어 문들어져감을 느꼈다.

모든 집은 물론, 우리 집의 마스코트 애완 이구아나 「드래곤」과 도시 전체가 썩어 들어갔다.

그러면서 그의 몸은 수천억에 달하는 태초의 박테리아로 분열되었다.

그는 썩기 전에 생각하였다.

「죽지 않는 것이 진화하는 것일까?

분명히 20억년 전 모든 생명의 조상인 그들은 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죽기 때문에 인간은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죽지 않으면 나는 이 지겨운 삶을 어떻게 계속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그는 「죽지 않게 불멸성을 얻는 단순해져 가는 진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파충류의 뇌에서 힘겹게 마지막으로 이 생각을 했다.

『죽음은 참된 것이다. 신이 원치 않는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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