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22일 가입 후
6년 가까이 이곳을 이용해왔습니다.
베스트도 몇번 가봤구요,
베오베는 딱 한번 가봤네요. 6년의 기간, 2000이 넘는 방문수 치고는 상당히 라이트한 유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태가 커진 후 진심으로 운영자가 조치를 취하기를 바랬습니다.
스스로 불안정했던 시기를 함께해 온 이곳인 만큼,
"바보"라고 불리워도 참 편안하게 대해주던, 유저들의 호소 하나하나를 진중하게 받아들이던,
그랬던 운영자에 대한 기억이 허상이 아니기를 바랐거든요.
사춘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서
안그래도 소심했던 성격탓에 친구 사귀기도 어려웠던 제가
유일하게 안식을 얻을 수 있었던 곳,
지금은 상당히 마이너한 게시판이지만,
10살 차이나는 막내 여동생이 좋아하던 만화를 함께 즐기고, 또 공감할 수 있게 해주어서
지금까지도 좋은 오빠노릇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준 곳
여러 콜로세움에도 참여 했었고
정말 죄송스럽게 상처를 주기도 했으며
뿌린대로 거둔다고 그만큼 상처를 입기도 했던곳
낯설었던 환경 점점 적응 해가면서
사람 사귀는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을때 즈음에도
정들어버린 친구 같아서 도무지 버릴수가 없었던 곳
많은 사람들을 보게 해주고, 또 수 많은 사연들과 맞닿게 해주어,
가족과, 친구와, 여자친구와, 또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분노보다는 포용성을 만들어준 고마운 곳
모두 오유에 해당하는 기억이지만,
이러한 기억들을 뒤로하고 오유를 떠나야 할 시기에 다다른것 같네요.
안면식도 없는 분들이지만, 지금까지 오유를 형성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무책임하다 평할 수 있습니다. 그 또한 정말로 죄송합니다.
더이상은 자신이 없다는 핑계나마 던져봅니다.
반지성주의를 방임하는 운영자의 태도가 도저히 이해가 안됩니다.
전문성이 버림받고 뇌피셜이 난무하는 사이트에서,
그를 지적하는 정상인들이 소수 취급받고 박해받으며
맹목성과 정의를 동일시 하는 무뇌아들이 기고만장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저보다 현명하셨던 수많은 유저분들의 말마따나,
자정작용은 이제 합리화의 수단일 뿐입니다.
다른 커뮤니티를 가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안 갈것 같긴 하지만요.
이미 성향적으로 어긋난지도 오래되었던 오유를 지금까지 붙잡고 있었던건
포니게에서의 추억과, 연애게에서 보고 싶었던 공감되는 이야기들과,
수많은 다른 게시판에 녹아있던 오유 특유의 따뜻함과,
떠나는 결과로서 찾아올 허전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지요.
굳이 그런 요소들을 찾을수 없는 곳을 찾아갈 이유는 제게는 없습니다.
즐거웠습니다.
먼저 떠나서 죄송합니다.
모두 올 해 마무리 행복하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혹시나마 오유가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그건 최전선에서 불이익을 무릅쓰고 싸워주신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