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즐거운 밤참 무거운 아침…야식과 비만의 상관관계 [굿데이 2003-11-24 11:00:00]
최근 아주 반가운 뉴스가 여성들의 눈에 들어왔다. "야식과 비만은 별 관계가 없다'는 외신이었다. BBC 뉴스 인터넷판은 최근 '오리건주 보건대학 연구팀이 암컷 원숭이들의 식사시간을 관찰한 결과 대부분 밤에 먹는데도 체중증가와 별 상관이 없었다'고 전했다. 과연 그럴까. 국내 비만 전문가들은 '안타깝게도' 고개를 저었다. 자생한방병원 비만센터 류갑순 과장 등의 도움말로 야식과 비만의 관계를 알아봤다. #밤은 지방의 독무대 김모씨(24·여·웹디자이너)의 경우를 우선 보자. 김씨는 대학 시절만 해도 날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체중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은 웹디자이너로 취직한 1년 전부터다. 원인은 잦은 야근에 따른 야식. 새벽까지 일하다 보니 컵라면이나 떡볶이를 즐겨 먹었다. 결국 1년 새 8㎏이 늘었다. 김씨는 지금 야식을 끊고 열심히 다이어트 중이다. 밤에 먹는 음식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은 우리 몸의 인슐린과 글루카곤 탓이다. 인슐린은 인체에서 혈당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과잉상태가 되면 지방을 만드는 호르몬으로 바뀌어버린다. 낮에는 지방세포를 분해하는 글루카곤이 함께 분비되지만 수면시간에는 인슐린만 나온다. 따라서 밤에 음식을 먹게 되면 인슐린은 혈당치 조절을 위해 과다 분비되고 당연히 지방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럼 낮밤을 바꿔버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할지라도 이런 대사는 똑같이 이뤄진다. 사람의 몸은 아침에 해가 뜨면 일을 하고 밤에 해가 지면 잠이 들도록 원천 설계돼 있다. 이것이 양생(養生)의 기본이다. 인체 대사의 대부분이 오후 10시에서 오전 2시까지 이뤄진다. 낮 동안 생긴 노폐물이 잠을 자는 동안 분해되고 다시 아침이 되면 새로운 에너지로 공급된다. 전구의 발명으로 밤이 낮처럼 환하다 해도 이런 대사를 거스를 수는 없다. 다만 야간에 주로 활동하는 사람의 경우 인체 대사 기능이 떨어질 수는 있다. 따라서 면역력이 저하되고 체력이 약해진다. 그리고 노폐물이 쌓여 체중이 늘고 만성피로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부종과 합병증까지 야식을 먹을 때야 좋지만 아침에 잔뜩 부은 얼굴을 볼 때면 후회막급이다. 야식의 주 메뉴인 라면, 프라이드치킨 등에는 다량의 염분이 함유돼 있다. 인체는 염분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부종이 생기게 된다. 부종 못지않게 합병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야간에는 위산 분비 능력이 떨어져 소화불량 등 각종 위장질환을 불러오기 쉽다. 특히 습관적으로 야식을 먹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위장질환을 점검해야 한다. 또 음식을 먹고 곧바로 누워버리면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 안의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배가 고픈데 어떡하나 우선 하루에 먹는 음식물의 양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아침과 점심을 든든히 먹고 저녁의 양은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낮에 바쁘다고 해서 끼니를 거르거나 먹는 일에 소홀하면 밤마다 먹고 싶은 욕구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밤만 되면 무언가 먹고 싶어지는 '야간식이증후군'에 시달리는 일이 많다. 심한 경우 잠을 자다가도 식욕을 느껴 일어난다. 이 경우에는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배가 많이 고플 때는 녹차나 한방차, 또는 칼로리가 낮은 흰죽이나 과일주스, 요구르트 등으로 배를 채우는 것이 좋다. 심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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