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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설 패딩 후기.jpg
게시물ID : humordata_16907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지u
추천 : 15
조회수 : 2691회
댓글수 : 50개
등록시간 : 2016/12/08 01: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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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딩입니다 ㅎ




4년전 겨울 군대 제대하자마자 


군대에서 모은 코묻은 군인월급으로 샀던.. 십 몇만원인가? 암튼 그랬던


나아이-키 패딩 되시겠습니다 ㅋ





보시다 시피 옷에 뭐가 얼룩 덜룩 묻었죠?






네... 떼국물 아니라 디테일 되시겠습니다 ㅎㅎㅎ



뭐 저런 옷을 거금 주고 샀냐고 물어보신다면



저래 보여도 안감이 부들부들 패딩이 빵빵하여 편하고 따뜻하며


적당한 기장감과 기능적임에도 불구하고 핏이 좋아서


한번 입자마자 그냥 두번 안물어보고 나라사랑 카드 긁어버렸던



그런 패딩이었답니다...







그때... 조금 더 생각하고 구매할걸.....







저 빌어먹을 디테일이 불러올 참사를 그땐 알지 못했던거죠




저 옷을 입을때마다 벌어졌던 사태를 간략히 말하자면






일단 저 옷을 입으면 기본적으로 주위에서



"엄머, 비오나봐"

"미친 밖에 비오나보다..."

"눈오나봐..."



이런... 눈온다...비온다... 


봄에는 황사 진짜 쩌는구나.. 라는 소리를


정말 뻥안치고 하루에 10번 가까이 듣습니다.







나중에 가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제 옷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기운을 느끼자마자


"눈 안옵니다, 비 안옵니다"


라고 일단 먼저 말해주는 센스까지 겸비하게 되었드랬죠






지하철을 탈 때


역이 지상에 있어서 밖의 기상을 확인할수 있는 지상역이 아니라


지하에 있어서 밖의 기상을 확인할 수 없는 곳에 있을 때


이 옷을 입으면 정말 가관입니다.





제가 역사를 지나가면 


그곳에 있는 모든 가판대의 상인분들이 갑자기 우산을 꺼내시구요





지하철 스크린 도어 앞에 잠시라도 자리를 잡고 줄을 서고 있으면


2줄로 나란히 서 있는 모든 이들이 갑자기 가방을 열게 됩니다.





우산 찾느라...





처음엔 막 미안하고 쪽도 팔리고 해서 실내에선 벗고 다니고 그랬었는데





나중에 되선 뭔가...


나라는 하찮은 존재가 이 많은 군중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는게






뭔가 내가 막 


눈과 비를 몰고오는 정령이 된 기분이고...


막 신기하더라구요...


엑스맨의 스톰이 이런 기분일까 싶기도 하고






이 옷에 관련되서 오유인들이 좋아하실 만한 일화가 하나 있는데....





그 날도 이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탔었죠


그날도 역시나 사람들에게 


비 안옵니다, 눈 안옵니다 연신 설파해가며


그렇게 가고 있었는데


웬 커플이 그 지하철을 타더니 제 앞에 자리를 잡고 가더라구요..




역시나, 


커플 여자가 제 옷을 뚫어지고 보더라구요..


저는 뭐, 지겹지만 


비 안옵니다, 눈 안옵니다 말해주려고 했는데... 


이것들의 대화가...




"오빠, 밖에 눈오나봐 !"

"오, 첫눈이야?"

"ㅇㅇ, 우리 몇정거장 일찍 내려서 우산 사서 첫눈 보면서 걸어가자~"

"와 ~ 좋다 ㅎㅎ"




괘씸한거였습니다...


뭔가... 이러는거 치졸하지만 빡쳐서


저는 그냥 





아무말도 안했습니다.





네, 그 커플들은 


별 쓸모도 없는 우산값만 낭비하고


오질라게 추웠던 


그 12월의 종로를 걸어갔을 테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

ㅋ......







암튼 뭐... 


이런 귀찮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고





이거 입고 고기집을 갔었는데요


실외에서 먹어서 옷을 비닐에 안 넣었거든요...


그리고 고기 와서 고기 굽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장님이 달려오시더니





"아이고.. 옷에 기름이 다 튀었네요.. 애들 시켜서 고기 굽게 해드릴게요 ㅜㅜ"





................



맨날


비 안옵니다, 눈 안옵니다


라고만 했지 





이런경우에는 뭐라고 설명을 해드려야 하나 모르겠어서


가만히 있다가


그냥 종업원이 구워주는 고기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고기도 배운사람이 잘 굽더라구요...





뭔가... 그 가게에 미안해서 박하사탕은 안먹고 나왔습니다만...


암튼 거의 유일하게 이 옷 입고 덕 본 일은 


이거 하나밖에 없는 거 같네요 ㅇㅇ








암튼 겨울에 입을만한 유일한 외투가


이놈밖에 없던 시절에는 그냥 참고 다니다가


나중에 돈 좀 벌고 좋은 잠바 몇벌 더 사서







이제 이 옷은 눈올때나 비올때만 가끔 꺼내 입고 그렇습니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출처 http://m.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32156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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