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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어느 아침의 면도
게시물ID : art_16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르트르
추천 : 1
조회수 : 53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10/12 17:05:33
어느 아침의 면도

면도를 하면 가벼워질까
목덜미를 산뜻하게 지나는 면도날
지난 밤 삼켰던 별 것 없는 시간들이
서늘한 감정으로 역류한다

서걱서걱 썰리는 소리
거품과 함께 씻겨 내려가는 
지난 밤 나의 울음들

수염이 자라나는 시간동안
당신을 생각한다
그 시간 동안 나의 사랑은
수염이 자라나는 속도로
조금씩 탈락되고 있었다

면도날은 언제나 비릿하다
당신의 음모를 알아채지 못했다
당신은 면도기로 음모를 밀어내며
라이크 어 버진
턱부터 자라난 수염이 까칠하다

목덜미를 겨냥한 채 날 세운 면도날
당신의 손이 칼날처럼 내 목을 긋고
지난 밤의 울음들이 터져나온다

세면대의 물줄기가 끊긴다
면도를 한 부위가 퍼렇다
어느새 
목 위로가 가벼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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