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 아빠입니다.
지금은 5살인데, 5살까지 키우면서 아이들끼리의 호칭문제때문에 참 어려움이 많았네요.
전 생일이 3일 차이나는 사촌이 있습니다. 어찌보면 거의 비슷한 날에 태어났고 참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이였는데, 어릴때부터 친척들이 '너는 형이다, 너는 동생이다.', '이렇게 불러야 한다'는 이야기때문에 서로가 대면대면하게 지냈었습니다.
대학에 와서야 둘이서 술마시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고, 지금은 참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저희 부부는 세쌍둥이를 임신/출산하게 되었고, 임신 과정에서도 마누라랑 '우리는 아이들끼리 서열을 정하지 말자. 아이들끼리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라야 한다'라는 입장을 정하고 그렇게 가르치기로 약속했습니다.
사실 부부만 아이들을 키운다면 큰 문제가 안되는데, 주변분들이 참 어렵습니다.
양가 부모님께는 상황을 설명드리고 이렇게 하겠다라고 말씀드렸지만, 그게 쉽지 않으신가봅니다. 언니, 오빠라고 부르라고 강요는 안 하시지만, 그래도 말씀을 하실때는 그런 호칭을 사용하시더라구요... 지금은 5년이나 되어서 다들 익숙해지셨습니다만, 초기에는 참 어려워하셨습니다.
더 문제는 길을 가다가 만나는 분들입니다.
아무래도 세쌍둥이를 데리고 다니다보면 신기해서, 궁금해서 다가와 여러가지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누가 언니니? 누가 동생이니? 누가 먼저 태어났니?' 뭐 이런 질문들을 많이 하시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이들끼리는 순서가 없습니다. 다 똑같이 태어났어요'라고 말하도록 가르쳤습니다.
대부분은 그래? 그러고는 이해하고 더이상 이야기 안하시는 분들이시지만, 어떤 분들은 '그런게 어디있냐? 30초라도 먼저 나오면 언니지? 그래서 넌 언니고, 넌 동생이야'라고 아예 아이들이게 일러주시는 분들도 있으십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자기들은 친구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맨날 싸우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 제일 많이 챙기기도 하거든요.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쌍둥이들 간에는 서열을 정하지 않고 친구처럼 키우는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