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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야구와 김성근 감독 1
게시물ID : sports_169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년대표
추천 : 30/15
조회수 : 1185회
댓글수 : 82개
등록시간 : 2009/10/18 22:17:17
사실 언젠가 이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많은 분량에 잘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러나 SK와 김성근 감독이 지속적으로 비난을 먹는 가운데 오해와 억측을
어느정도 풀어야 할 것 같아서 글을 남깁니다.

물론, 저는 기아타이거즈 팬으로서 SK라는 팀과 김성근 감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또 그다
지 싫어하는 편도 아니죠. LG와 한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좋아하는 선수들이 많
기때문이고 

어찌 됐든 이 글을 통해 오해가 있다면 풀고 비판을 할 점은 비판하겠습니다.

...

1.SK는 일본식 야구이다?

사실 한국야구를 보며 특정팀을 놓고 '일본식 야구이기 때문에 싫다'라고 말하는 것은 제 얼
굴에 침뱉기라 보여집니다. 한국야구는 일본야구와 미국야구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습니다.
비단 야구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느 분야든지 역사가 짧고 수준이 낮다면 다른 국가에서 배울
점은 배울 수 밖에 없습니다.

X전자의 기술이 일본에서 배운 것인데 그 기술을 통해 제품생산을 한다고 X전자는 일본식 전
자제품 생산기술을 사용하니 싫다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되겠죠. 더구나 한국 야구는 일본
야구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백인천, 선동열, 이종범, 정민철, 정민태, 이상훈, 조성민, 이승엽, 임창용, 이병규, 이혜천 
등 한국 야구의 많은 선수들이 일본야구를 경험을 했고 현역 선수들이 대부분 은퇴를 하고 코치 
연수를 받는 곳이 일본입니다.

현재에 있어서는 프로팀의 SK, 기아, 삼성, 엘지 등에 일본코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즌 중
에도 일본인 코치를 통해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하지요. SK와 기아는 일본인 코치를 통해서
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고 삼성도 일본인 타격코치로 인해서 좋은 젊은 타자들이
올해 많이 양산이 됐습니다. 아마 나머지팀들도 일본인 코치를 영입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특정팀 SK만 놓고 일본식 야구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한국 야구의
경우 일본 야구를 많이 배웠기 때문에 지금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데이터 야구, 불펜(계투작전, 좌우놀이), 주루 플레이(기동력) 등 한국야구가 엄청나
게 발전했는데 그 모든것이 일본에서 건너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물론 그 일본 역시
미국 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즉, 한국 야구는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배울점은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단지 한국야구
가 일본에게 배울 것은 배우되 한국야구의 독자적인 것도 계속 만들어 융합시키고 있다고 봐야
겠지요. 그 선구자가 현재 SK입니다. 이 부분에서 대해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습니다.

...

2.SK 야구는 재미없다?

사실 SK 야구는 재미없다라는 것도 조금은 말이 안되죠. 야구는 타격전도 재밌고 투수전도 재밌
습니다. SK 야구의 특징은 지난 2년간 벌떼야구로 불릴만큼 좌우놀이를 통한 투수교체가 매우 잦
은편입니다. 

데이터를 통한 투수교체로 실점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죠. 결국 야구라는 것도 이기기 위해 최선
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뭐라고 할 부분은 아니죠. 이기는 데 있어 잦은 투수교체는 야구
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재밌는 사실 하나는 이런 SK의 벌떼야구, 좌우놀이 야구를 이제는 모든 팀들이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죠. 2007-2008년 1게임 당 투수 등판 횟수는 단연 SK가 1위입니다. 그런데 올해 SK
는 6위죠. 올해는 SK보다 무려 5개의 팀이 더 잦은 투수교체를 했다는 뜻입니다.

물론 투수교체를 잘 안하는 팀은 기아와 롯데로서 선발 위주의 투수운영을 하기때문일 수도 있
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SK가 1위에서 6위로 떨어질 만큼 다른 팀 역시 그런 야구를 하고 있다
고 봐야겠죠. 나머지 5개의 팀이 선발이 약해서 그런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그 5개의 팀이 최
근 2-3년간 선발 강했는지 한번 보시면 그 항변이 상당히 근거가 떨어진다고 볼 수 밖에 없네요.

단적인 예로 WBC 보시면 아시겠지만 일본전에 한국이 등판 시켰던 투수는 1게임당 5-6명 정도로
꽤 많았습니다. 물론, 투구수 제한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에이스인 류현진과 김광현도 한 타자만
상대하는 원포인트 역할도 했었죠. 어떻게 보면 좌우놀이는 한국과 일본 야구에 있어서 전체적
인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번트에 있어서

SK는 번트를 상당히 많이하죠. 올해도 압도적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야구라는 것이
화끈하게 보자면 1-2번 출루하고 3-5번에서 해결을 해주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죠. 그러나 실
제로 중심타선을 놓고 보면 SK가 가장 최약체가 됩니다. 

SK는 중심타선이 없습니다. 1-9번까지 전체적인 타격은 리그 최강으로 볼 수 있을만큼 고르지
만 중심타선만 놓고 보면 리그 최약체입니다. 그러니 1번타자를 맡아야 할 정근우가 시즌 중에
도 3번타자로 많이 출장을 하기도 했죠.

더구나 올해는 득점권 타율마저 리그 7위. 그렇다면 1점이라도 얻기 위해서는 이런 팀에게는 희
생번트만한 작전이 없습니다. 더구나 작전 수행능력은 리그 1위일 정도로 좋으니깐요.

8개팀이 1-2번 출루하고 3-5번이 해결을 해주는 야구를 할 수 없습니다. 각 팀마다 상황에 맞게
다양성이 있는 야구를 해야겠지요. 번트 자체가 야구 규칙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잖아요?. 

...

3.SK 야구는 매너가 없다?

사실 점수차가 크게 날 경우 이기는 팀이 도루를 하는 것은 야구에 있어 불문율로 여겨왔습니다만, 
전 개인적으로 이 불문율을 깬 SK가 마음에 듭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점수차가 얼마나 됐든지, 
프로는 경기장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점수차가 크게 날 경우 이기는 팀에서 도루를 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지는 팀에서 도루를 허용하는
것이 더 비판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구팬들은 야구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러 경기
장을 찾습니다.

그런데 지고 있다고 설렁설렁하는 플레이를 한다면 어느 야구팬이 응원할 맛이 날까요?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 이기고 있더라도 1득점 더 열심히 하는 플레이를 해야지요. 크게 이기고 
있다고 해서 대충하는 플레이야 말로 팬과 상대팀 선수들을 경멸하는 짓이라고 보이네요.

그리고 저 불문율이 얼마나 잘못되었냐면, 실제로 저런 불문율 때문에 한국 야구의 성장이 더딘
것도 어느정도 사실이라고 보여집니다. 점수차가 크게 났다고 해서 느슨한 플레이는 경기력을 더
욱 떨어뜨리죠. 1-9회까지 양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집중을 해야 하는데, 점수 차가 크다고 서
로 대충해서 빨리 끝내려고만 한다면 당연히 경기력이 떨어질 수 밖에요.

실제로 이런 경기장의 이상한 불문율 때문에 과거에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가 많아죠. 200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만 하더로 6-7회에 6-7점차가 난 상황에서 이기는 팀이 번트를 대고 도루를 
하면 '불문율을 깻다'라고 논쟁이 붙었습니다.

현대 야구에 있어서 6-7점차는 1회에도 뒤집힐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고있는 팀의
감독마저 이미 6-7회에 6-7점차가 났으니 경기를 졌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경기를
보는 팬의 입장은 참 뭐라고 해야할지. 

도루도 그렇지만 번트의 경우도

올해 한화 김인식 감독의 경우도 크게 경기를 이기고 있었는데 번트를 댄 적이 있죠. 투수진이
좋지 않기 때문에 크게 이기고 있더라도 안심이 안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 마지막 번트
가 결승점이 되었습니다. 상대가 엘지었던 것 같은데...아마 10-5로 9회에 이기고 있을 때 9회
에 번트로 찬스 만들고 득점을 했죠. 11-5를 만들었는데, 9회에 5실점을 하며 11-10으로 겨우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 번트가 아니었다면 패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야구란 그런 것이죠. 9회에 5점차면 당연히 이기고 있는 팀이 이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뒤집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10-0에서도 쫓아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요.

다시 말하지만 점수차가 크다고 해서 번트나 도루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현대 야구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보이네요. 오히려 최선을 다해서 득점을 하고 지는 팀은 최선을 다해서
실점을 하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줘야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봅니다.

...

4.SK 야구는 역대 최강팀이다.

사실 SK 야구가 가장 박수 받아야 할 점은 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2-3년 사이지만 한국야
구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팀이 바로 SK 야구입니다. 뚝 까놓고 말해서 시즌 전에 7개
팀의 감독이 반드시 잡고 싶어하는 팀을 SK라고 말하죠.

그것은 최근 3년간 SK가 최강자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만은 아니죠. 2007-2008년의 승패만 놓고
보더라도 2위 두산과도 엄청난 차이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야구를 했습니다. 이 SK라는 팀이
등장하면서 한국 야구가 발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나머지 7개팀이 SK를 잡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불펜 야구는 이미 나머지 7개팀이 따라하고 있고 올해 히어로즈의 경우 도루 숫자가 미친듯이
늘어서 팀 1위를 했는데 이것 역시 SK와 두산을 벤치마킹 했다는 김시진 감독의 말도 있었죠.

뛰어난 한팀이 생겼기 때문에 나머지 7개팀이 그 팀을 잡기 위해서 노력을 한 것이 결국에는
한국야구의 전체적인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올림픽과 WBC에서도 좋은 성적
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부정하고 싶겠지만 국대 엔티르 보면 SK 선수들이 가장 많죠. 올해 WBC
의 경우도 6명으로 가장 많았으니깐요. 

그리고 하나 더 말하자면 삼성의 경우 아시아시리즈에 나가서 일본 프로팀에게 연일 패했죠. 그
것은 한국 선수들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본 프로팀에 밀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선수 인프라 자체마저 좋지 않기 때문이죠. 국대끼리는 2006년 이후 누가 이길 수 없을
정도로 해볼만 해졌지만 아직까지 프로팀의 벽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SK가 2007-2008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연달아 일본 프로팀을 깼죠.
한국 야구가 일본 프로팀을 깰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한국 프
로팀이 현재 SK입니다. 국대경기만 보신 분들은 그것이 별거냐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국
프로팀이 일본 프로팀을 꺾었던 것은 엄청난 것입니다. 2007년이 처음이었죠.

아무튼 최근 2-3년 사이에 SK를 제외한 나머지 감독들이 SK를 잡기 위해 노력을 했고 벤치마킹
할 부분은 했습니다. SK의 토탈 야구를 배우고 그것을 또 넘어서려고 하죠. 물론 팀마다 색깔이
다르겠지만 이 부분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

글이 상당히 길어지는군요. 아직 김성근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고 SK에 대한 비판도
못했는데..-_-; 몇 가지 오해를 푸는 과정마저 이렇게 길어질 줄이야..

다음에 시간을 내서 나눠서 글을 올리도록 하지요. 오늘은 여기까지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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