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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 이라는 시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693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은정★
추천 : 26
조회수 : 2097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7/02 19:20:44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6/09 01:11:08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그의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의 맨 마지막 시입니다. 그만의 어둡고 우울한 시 세계와 서울 종로의 한 심야극장에서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잘 알려진 시인이죠.
그 어둡고 쓸쓸했던 유년 시절의 모습이 가슴아프게 다가오네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있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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