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이네요, 벌써. 아흔 넷인 저희 할머니께서 연세로 힘들어져서 설이 끝나면 병원에서 머물도록 계획을 잡았었죠. 그때 저보고 "대학 들어가는 거 보고 가야 할텐데"라고 하시며 봉지를 주셨죠. 거기에는 천만원이 있었습니다. "언제 갈지 모르니 5년 10년 후 세뱃돈 다 몰아 주는 거니 대학교 갈때 쓰려^^". 그리고 그게 마지막 세뱃돈이였죠. 그 돈을 아직 통장에 곤히 넣어놨습니다.
할머니 이제 저 대학교 갑니다. 할머니께서 주신 돈으로 전공서적도 사고, 학식도 먹으며 할머니를 생각할 겁니다. 오늘따라 할머니가 보고 싶네요. 만약 옆에 계신다면 함께 사진도 영상도 찍어 저장해놓으세요.서서히 기억속에서 흐릿해지는 그 자상한 목소리에 안타까워 눈물이 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