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번 사태 여러군데 불 싸지르면서 정치적으로는 거대 커뮤니티와 진보계열과의 완전한 단절부터 동인계까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지점들이 희한하게 맞물려서 한꺼번에 타버리네요.
근데 제일 신기한 건 역시나 만악의 근원으로 동인계가 지목된 것이고 이게 아예 근거 없는 낭설이 아니란게 동인계쪽으로 화력이 옮아 가면서 천지 분간 못하고 나불 대는 자까님들 한 방에 싸닥션 한 거 보니 말입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서브컬쳐만이 아니라 문화계 전체적으로 완전무결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쪽이고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서 동인쪽에 신고 들어 가는 것도 창작에 대한 압력이다 라는게 제 생각이죠.
다만 지금처럼 천지 분간 못 하고 시장=독자 알기를 주머니속 지갑처럼 생각하는 인간들이 작가랍시고 나대는 거 보느니 그냥 '한 번' 태워 버리는게 낫다라는 것 뿐이지요.
진짜 정말이지 지금까지 서브컬쳐 껴안고 뒹군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보다 더 많은 나이가 되었는데 작가가 독자를 거른다는 미친소리는 아예 상상이란 거 자체를 안해 봤어요.
당연히 그런 미친소리를 지껄이는 또라이가 작가질 할리가 절대 없다고 생각했으니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서브컬쳐에 있어서 가장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해 왔었고 심지어 일본에서조차 검열 하려는 움직임(도쿄 조례안 엿 먹어)이 구체화 된 상황이라 한국 서브컬쳐계또한 아무런 터치가 없는 표현의 자유가 제1순위다라고 생각해 왔었죠.
근데 이번 사태 보니 표현의 자유 지키다가 시장 자체가 홀라당 뽜이아 될 판국이 되더군요.
진짜 살다살다 아무리 인생이 개연성 따위 팔아 먹은 3류 작가의 판타지 소설이라지만 지금의 제가 딱 3주 전의 저한테 독자 거르는 작가 있다고 했으면 싸다구를 날렸을 겁니다.
판 전체의 생존을 위해 표현의 자유를 희생해야 하는 사태라.
와 이거 대체 무어라 표현을 해야 할지 감도 안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