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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별 - 이 땅에도 별은 떠오른다
게시물ID : society_1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시민김씨
추천 : 1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31 14: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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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지난 광화문 청계광장 집회때 참가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그때의 감상을 적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참가하면서 이 나라에 희망이 찾아오기를 바라겠습니다.
 
* 여러 게시판을 찾아 보았지만 '시사'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유'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무겁기에
   그래도 이 '사회면' 게시판이라면 합당하지 않을까 하여 올리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게시판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10월 29일 토요일, 나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나섰다. 추운 날씨와 혹시 모를 물대포를 견뎌내기 위해 
아웃도어 야상에 따뜻한 모자와 목토시를 둘러 맸다. 등가방에 구급약과 우산을 챙겨 넣고, 
이걸로도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에 물티슈와 휴지를 샀다.
 
  하지만 심각한 것은 나 뿐이었을까. 지하철 안으로 들어서자 한가로운 사람들의 주말 일상이 눈에 들어왔다.
웃고 떠드는 아이들과, 피곤에 꾸벅꾸벅 조는 어른들, 그리고 손을 맞잡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
뉴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그들은 토요일 주말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다.
어딘가 허탈해지는 씁쓸한 기분에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감는 것 뿐... 그렇게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비장한 각오를 다진 나 자신과, 다 때려치고 술이나 한잔 하고 싶은 나 자신이 싸우고 있었다.
 
  그런 갈등 끝에 나선 광화문 광장도 지하철과 마찬가지였다. 한복을 입어보는 사람들... 광장을 배회하는 사람들...
평소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가면을 쓰고 꼭두각시 인형 분장을 한 채 위정자를 조롱하는 탈춤놀이 한판,
방석을 천원에 판다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아줌마들과 술과 안주를 파는 아저씨들의 모습... 그저 한숨이 나온다.
그저 장군님 곁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노란 리본 달린 움막 속에서 웅크린 채 앉아 있는 사람들과,
이 나라처럼 꼬일때로 꼬여버린 탑 아래 모인 몇 안되는 사람들이,
그리고 좌절로 가득한 소시민 한 사람이 이곳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희미한 빛 하나 하나가 광장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과잠을 입고 추위에 손을 동동거리는 소녀들,
사랑을 고백하며 서로를 지켜 안은 연인들,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거리에 나선 가족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다들 가슴 깊이 숨기고 있어서 보이지 않았을 뿐,
저마다의 소중한 별을 손에 품고 일어서자 수많은 별들이 다함께 일렁이는 빛을 내며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다 함께 거리로 나섰다. 수만명의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좌절을 몰아 내고 기쁨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뛰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 날의 기적이 가슴 속에서 썩어 가던 한 영혼을 일깨웠다.
진정한 나로써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 땅에서 희망을 되찾기 위해, 앞으로도 추위 속에서 힘겨운 걸음을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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