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아직은 좀 힘들어.
그래도 이제는 네 망충하고 귀엽던 모습이 더 많이 생각나.
그렇게 살짝 웃다가도 또 이내 슬퍼지기도 해.
너는 혼자서도 잘 놀고 있을테지만.
그래도 어느날인가, 조금이라도 쓸쓸해하면 어쩌지?
누나는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미칠것같아.
그래서 차라리 언젠가 내가 갈때까지 네가 잠들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
그렇지만 분명 너는 이곳저곳을 다니며 소심한 참견을 하기 바쁠것만 같아.
한달에 세번이나 울까말까 하던 네가
어느날 부엌에서 야옹야옹 울더니 도도도 2층으로 뛰어왔지.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내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며 야옹야옹 울던 모습이 또 생각나.
누나는 무슨 큰일이라도 난줄 알았는데, 부엌에 가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갯가재 삶는 냄새가 그렇게 좋았어?
내가 하나하나 까는동안 혹시나 안줄까 안절부절.
네 그런 절박한 모습은 그날 처음본것 같았어.
누나가 가면, 그날은 통크게 랍스터라도 삶아보자.
짭짜름한 바다냄새를 언젠가 한번쯤은 맡아보게 해주고싶었어.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민다면 그 옆에서 툭툭 방해했을게 분명한 너.
완성하고 나서는 심드렁하니 바닥을 굴러다녔을 테지만..
부질없는 일이라고 해도, 온갖 소소한걸 너에게 해주고싶었어.
너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싶었어.
누나는 아직은 못가.
조금 더 너에게 해줄 이야기를 쌓아볼게.
아마 누나가 이랬어, 저랬어 얘기를 하면 콧바람이나 풍 불겠지만
그래도 내 옆에서 앞발에 턱을 괴고 눈을 지그시 감아줄테지.
그때가 되면 추운 겨울날 너를 꼭 안고 잠드는 꿈을 꿨다고, 그렇게 이야기 할래.
많이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