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몇번 커밍아웃을 하긴 했는데
5년전에 친누나한테 커밍아웃할때 이후로 이렇게 울었던 적은 처음이네요ㅠ..
학창시절 친구들이라 드립의 수위가 없고 서로 막말하는 사이거든요
그래서 가끔 친구들이 게이드립 할때 보면서 친구들이 호모포비아라고 확신했었어요.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 했구요.
군대 갔다온 이후부턴 의도적으로 피하면서 두세달에 한번씩만 만났던 것 같아요.
오랜 친구들이긴 하지만 제 진실을 알게되면 어차피 끝나게 될 관계라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아요.
일어난 일도 아닌데 어리석게 지레 겁먹어서 그냥 혼자서 체념할려고 했었던 거죠.
그런 시간도 꽤 지나고.. 이제 친구들을 잃을 준비가 됬다고 결론을 무의식적으로 내렸는지
어제 충동적으로 커밍아웃을 했네요.
근데 제 예상과 다르게 위로의 말들이 나오더라구요.
그동안 혼자서 거부당할거라 생각하며 내 자신 스스로 비난을 하던게 생각나고
눈물이 안멈췄어요 ㅠㅠ.. 무슨느낌인지 설명하기 힘든 그런 감정이었습니다.
부모님만큼이나 절대 이 친구들한테는 커밍아웃하지 않을것이라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 던 것 같고.. 모든 커밍아웃이 힘들긴 하지만
거부당했을 때 자신에 대한 자괴감을 현실적으로 감당 할 수 있을까? 싶은 사람이었 던 것 같아요.
하루가 지났는데도 아직 얼떨떨한 마음이네요..
게이로 산다는것중 가장 힘든일이 이거 같아요.
아무리 가깝든,소중하던,친하던 사람이라도 언제든지 사이가 끝날 마음을 먹고 있어야 한다는점?
그래서 지금까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만 예상한 상태에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 상태에서만 커밍아웃을 했는데
인복이 있는건지 지금까지는 커밍아웃한 사람들은 모두다 더 소중한 사람이 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