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심은 우리 사회이다. 스스로 매를 버는 이지메 감이 하나 나타날 때 마다 '나도, 나도!' 하며 우루루 몰려 가 밟는 꼴 한 두 번 봐 온 게 아니다(예전에 나 자신도 동참한 적 있지만 후회하고 있다). 특히 익명성 뒤에 숨을 수 있는 온라인 상에서 더욱 그렇다. 피투성이가 돼서 쓰러져 있는 놈 등에 칼 하나 더 꽂기 식의 '인터넷 인민재판'으로 사형당한 유니, 정다빈 등을 동정하지는 않는다. 그저 이리도 비겁하면서 야만스러울 수 있는 우리 사회가 숨이 막히도록 두려울 뿐이다. 이번엔 당사자인 전원책씨 조차도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기 마련인데 이런 것 하나로 가수가 매장당한다면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증거"라며 우려하고 있다. 겉으로 말을 안해서 그렇지 그 조차도 만에 하나 자신이 중대한 말실수를 할 경우 하루아침에 난도질당할 가능성을 생각 안해보진 않았을 것이다. 인터넷 이지메의 피해자는 어쩌다 잘못된 글 올릴 내가 될 수도 있고 모르는 사이 전철에서 동영상에 찍힐 당신의 누이가 될 수도 있다.
대중의 관용이나 자비심을 기대하진 않는다. 누구라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시정해야 하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마침 잘 걸렸다'는 식으로 과거사 가족사 개인정보 까지 전부 후벼파는 하이에나들은 역시 공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