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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결혼한 덕후입니다★
게시물ID : wedlock_17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엄마보고싶어
추천 : 11
조회수 : 1313회
댓글수 : 40개
등록시간 : 2016/05/11 17: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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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맨날 눈팅만 하다가 저희 부부 사는 이야기도 적어보고 싶어서 처음으로 결게에 글 남겨봅니다 ㅎ_ㅎ

어... 사실 저는 덕후예요 ㅋㅋ
웹상에서 덕밍아웃하긴 첨이라 기분이 묘하네욬ㅋㅋ 으엌ㅋㅋㅋ

저는 어릴 적에는 정말 여러가지로 활동하던 덕후였어요.
애니메이션을 엄청나게 보고, 만화책도 모았고,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까지는 코스도 했고, 그림쟁이였다보니 중1 때부터 ACA, 코믹를 비롯한 옷갖 판매전에서 부스도 꾸준히 냈어요.
애니 노래를 엄청 좋아하다보니 만화 노래자랑에 나가서 수상도 많이 했고, 인터넷 애니음악 방송도 해서 팬도 좀 있었... 습니다 ㅋㅋㅋㅠㅠㅠ 앜ㅋㅋㅋㅋㅋ 부끄럽네요...
그러나 나이를 먹은 지금은 대외적인 오덕 활동은 접고, 혼자 애니메이션이나 보며 조용히 덕질하는 주부예요 ㅋㅋ

지금의 남편은 친구처럼 지내다가 20대 초반에 연애를 시작해서 8년 연애하고 작년말에 결혼했어요! 이제 따끈따끈한 신혼 6개월차입니다!

... 그런데 남편도 덕후예요 ㅋㅋ
다만 저랑은 장르(?)가 좀 달라요.
애니메이션도 좋아하고 많이 보긴 하는데, 옛날에 보던 애니만 추억팔이로 보고, 신작 애니는 거의 안 봐요. 애니 중에서도 특히 미소녀물이나 남성향이 강한 작품은 안 봅니다 ㅋㅋㅋㅋㅋ (부인으로서는 2D녀들한테도 눈 안 돌리니 짱 죠음! 근데 저는 잡식성이라 안 가리고 본다는 게 함정?)
신작 애니는 제가 보고 있으면 뒤에서 슬쩍슬쩍 보다가 맘에 들면 같이 보는 정도예요 ㅋㅋㅋ

남편이 덕후여서 좋은 점은, 제 덕후기질을 전혀 숨길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저는 어릴 적부터 애니 노래를 많이 들어왔기에, 노래방에서도 사실 애니 노래를 부르는 걸 더 좋아하고, 평소에 흥얼거리는 노래도 애니 노래예요.
근데 남편 앞에서는 맘껏 흥얼거려도 됩니다!! 노래방에서 애니 노래 열창해도 돼요!!!
남편도 애니 노래를 폰에 넣고 출퇴근&근무 중에 듣고 다닐 정도의 덕후니까 가능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사실 신혼여행도 오키나와 같은데로 가면 좋겠다 싶었는데, 일본은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다른 곳으로 갔지요. 그런데 둘 다 영어를 잘 못 하는데도 영어권 국가로 갔더니... 도저히 방송을 보기가 힘들어서 7박 내내 일본 채널을 틀어서 보다가 왔어요 ㅎㅎㅎ 못 알아듣는 방송 보다가 알아듣는 언어가 나오니까 어찌나 반갑던지...!! ^_ㅠ... (쥬르륵)
밤에는 노트북에 넣어간 일드를 같이 보면서 술도 한 잔 했고요 ㅋㅋㅋ
신혼여행에서마저 둘 다 덕후여서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ㅎ_ㅎ... ㅋㅋㅋ

그리고 지금 계획은... 아직 신혼 6개월차라 여유가 없어서 못 했지만, 조만간 저는 코스를 하고 남편을 사진사로 데려가는 게 목표입니당! 크킄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코스를 해두고 싶은 마음이에요 ㅠㅠㅠ 덕후 부부니까 같이 코스하고 싶은데 남편은 안 하려고 해서... ㅠㅠ


근데 사실 남편은 애니쪽보다는 게임에 더 빠져있어요. 유일한 취미가 게임이에요.
술은 저랑만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운동에도 관심이 없고 그냥 오로지 게임만 합니다.
남편이 겜덕이면 좋은점은, 밖으로 잘 안 나돈다는 거죠 ^ㅅ^...

저도 학생 때까지는 게임 되게 좋아했는데, 성인 되고는 별 흥미가 없었어요. 게임에 돈 쓰는 거 이해도 잘 못 하는 편이긴 했고요.
그냥 PSP나 들고 다니며 몬헌을 비롯한 온갖 게임만 하는 정도?... 10~20대 초반에 친구들과 게임하러 PC방도 종종 다닌 정도?... 아 물론 일반인이 본다면 충분히 게임 좋아하는 여자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만? 저 스스로는 게임은 그냥 평범하게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저도 덕후다보니 겜덕인 남편의 취미를 존중해주는 일이 어렵지 않더라고요 ㅎ_ㅎ ㅋㅋ (폰게임에 현질은 아직도 못 하게 합니다만 ㅋ...)

그런데 남편의 게임취미를 존중해주려다보니 연애시절부터 남편과 같이 게임을 해야 했습니다 ㅎㅎㅎㅎㅎ
저희는 데이트할 때에도 PC방에 가서 죽치고 앉아서 같이 서든을 하거나 카페에 가거나 피크닉을 가면 같이 머리 맞대고 포터블게임기로 게임을 합니다 ㅋㅋ 아니면 폰게임... ㅋㅋ...
(저희가 소유한 포터블게임기는 PSP 2000번대, PSVita, 닌텐도 3DS LL 정도 ^_ㅠ
어... 음... 커플이 하기 좋은 게임으로는 역시 몬헌이죠!! 몬헌 좋아요!)

그리고 둘 다 자막 없이도 애니를 볼 정도의 능력은 되는데, 남편은 듣기만 되는 반면 저는 나머지도 가능해서...
남편이 게임하다가 정발이 안 된 일본어 게임을 할 때엔 저한테 해석해달라고 합니다. 남편은 한자를 못 읽어요 ㅋㅋ
(ㅎ... 부인을 인간 번역기로 사용하는 남편... ^ㅅ^... ㅋ... 겜덕에겐 유용한 부인 아닌가... 여? ㅋㅋ... ㅎㅎ... ㅠㅠ)


그리고 남편은 연애할 때에 종종 그랬어요.
결혼하면 큰 TV화면에서 플스를 하고 싶다고요 ㅋㅋ
그래서 결혼 직후에 남편과 국전에 가서 플4와 게임타이틀 두 개를 사줬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입이 귀에 걸려서는 플스부터 조립하고 보는 남편을 보니 흐-뭇

남편은 퇴근하고 와서 하루에 4~5시간 이상(많이 할 때는 평일에 6시간 이상도 합니다.)씩은 꾸준히 하는데 내비둡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신혼인데 게임만 하는 게 미안해졌는지 눈치를 보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남편이 직장에서 일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았으니 집에서는 편하게 게임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 권하는 편이에요 ㅎ_ㅎ (물론 이것은 저희가 딩크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생각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상황이 다르겠지요?)
매일 저녁 남편이 밥먹은 뒤에 티비보며 누워있으면 게임이나 하라고 컨트롤러를 남편 앞에 놓아줘요. 
"내가 무슨 게임만 하는 사람인줄 아나!!"라고 버럭하는 척 하면서도 손은 컨트롤러에 가있고 입가엔 미소가 번집니다.

그럼 저는 옆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폰게임을 하다가, 질리면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요.
인터넷도 돌아보고, 뉴스도 읽고, 오유 눈팅도 하다가, 허리 아프다는 핑계로 누워서 애니를 시청합니다.
그러면 남편은 게임하다가 슬쩍슬쩍 애니를 같이 봐요.
그게 결혼 후의 저희의 평범한 일상이 되었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 같아요!
게다가 덕후라는 특성상 저는 3D보다 2D를 좋아하고, 남편은 현실의 여자라곤 저 빼곤 흥미가 없으므로 이대로 쭉 서로만 사랑하며 백년해로가 가능할 것이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데헷-★


어... 음...!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네욬ㅋㅋ

이상으로 덕후랑 결혼해서 행복한 덕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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