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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나는 글 쓰는 것이 스트레스 풀이가 되어버렸다.
여백을 채우는 짜릿한 쾌감이 있다고 누군가 그랬던가.
아마 비슷한 이유로 스트레스가 풀리는 지도 모른다.
보통 외롭고 절망적인 분위기에서 희망을 바라보는 글을 쓰는 편이다.
그 희망이 간절하기도 하고 누군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으며 또 그렇게 마무리 지으면 나도 힘이 나긴 하니까.
하지만 요즘 자주 아무런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깜깜하고 끝도 없이 우울한 글을 쓰고 싶다.
들어주었으면 하는 사람은 많지만 말하자니 또 그런 얘기를 하는 우울한 나를 보여주긴 싫다.
그래서인지 항상 내 생각과 감정을 담아 줄 이 흰 빈칸들에 내 심정을 쏟고 가고 싶다.
오늘은 그렇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지쳤으며 자야 하는데 자기 싫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내심 기대하지만 기대하지 않는다. 아니 기대할 수 없다가 맞겠다.
가고 싶은 곳은 분명하게 보이는데 발목을 잡는 것이 너무 많다.
이것들을 끊고 가기에는 저 도착지가 도망가버릴 것만 같다.
지금 달려야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들을 끊거나, 혹은 메달고 감당하며 달리거나 해야만 하는 걸 안다.
하지만 그냥 편하게 가고 싶다.
어리광이다.
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하기 싫어하는건. 근데 솔직히 너무 힘들다.
그럴 일 절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말이다. 한 1년정도는 늙지 않으면서 위로 받고 싶다.
약속 받고 싶다. 내 지원군이자 동반자가 되어주겠다고.
짐을 덜어주지 않아도 짐을 덜어주려는 모습만 봐도 나는 힘이 난다.
사소한 것에도 힘을 무한히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사소한 것에도 힘을 잃어가는 요즘이다.
내가 당신들에게 해줬던 진심의 말들,
내게 언젠가 관심과 따뜻한 말로써 갚으라고 한 행동은 절대 아니었지만.
가능하면 조금만 같이 앉아줬으면 좋겠다.
나 좀 쉬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