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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컵라면을 먹지 않아요.
게시물ID : gomin_17033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디까지나
추천 : 12
조회수 : 1123회
댓글수 : 60개
등록시간 : 2017/05/06 13:10:24
여섯? 일곱살때부터였나.. 어머니가 일가실때면 전 외가에 맡겨졌어요.

우리동네 최고 부자였던 외할머니.. 어린시절, 그분한테 정말 밥한그릇 얻어먹질 못했었어요.
본인 아들의 아들=금쪽같은 손자는 매번 고기반찬에 새밥해 먹이면서도
저한텐 매일 500원 동전 던져주고 너 알아서 먹으라고 했었어요. 

그 돈으로 살 수 있는건 '도시X 컵라면' 하나.
할머니 댁에 맡겨져있던 2년 내내, 정수기 뜨거운 물 받는 것도 눈치보며 작은 방에 들어가서 먹었던 기억. 

그 기억때문에 전 지금도 컵라면을 먹지 않아요.

이 얘기 하는 이유는. 그렇게 돈많던 할머니 댁이 쫄딱 망했대요.
몇십억 넘는 그 많던 재산. 땅덩어리들. 사랑하는 아들 다 줬는데. 사업 몇번 하는것 같더니 홀라당 날아갔대요. 

집도 날리고 보증 1000에 30만원 월세 산다는 말 들었어요. 
우리 엄마. 퇴근하고 와서 피곤한 몸으로 할머니댁에 매일같이 밥이며 반찬이며 해다주네요. 마음이 아려요.

할머니가 왜 난 얼굴 비추러 한번도 안오냐고 하신다는데. 손녀 보고싶어한다는 그 말에도 내 마음은 전혀 움직이지 않네요. 
전화 올때마다 받고싶지도 않고, 솔직히 짠하지도 않아요.
그냥 버릇없는 애. 정 없는 애로 남고싶네요. 

 할머니. 아마 앞으로도 보러 갈 일 없을거에요. 
 할머니는 사랑하는 손자만 옆에 있으면 되잖아요.그쵸?
 굳이 저는 없어도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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