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200만원짜리 백을 샀으니 된장이나 아니다 하는 논란이 있어서 개인적인 생각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21살이지만 중학교때부터 옷이나 악세사리에 돈을 잘 안 쓰는 편입니다. 저도 피어싱을 하긴 했지만 5만원짜리 여자친구 귀걸이 하나 사줄 땐 손이 다 떨리더군요. 신발도 1년에 한 켤레 정도 사면 많이 사는 편이고 한번 신으면 거의 3~4년 정도는 신는 것 같습니다. 지금 신발장에는 운동화 한개, 컨버스 한개, 농구화 한개, 구두 한개, 슬리퍼 한개 뿐입니다. 어차피 오래 신으니까 A/S 좋은 브랜드화를 사긴 하지만 10만원이 넘는 신발은 사본 적이 없습니다. 옷도 1년에 한두벌 정도 사고 친구들은 청바지를 열댓개씩 돌려 입던데 저는 두개밖에 없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성을 못느껴서 패션 지적을 받은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리고 외식이나 술자리 때문에 돈이 나가는 것도 싫어해서 왠만하면 집에서 밥을 먹습니다. 담배도 아까워서 필터끝까지 다 피워야 버리고 술집에서는 안주를 친구들 입에 우겨넣습니다. 여자친구가 가고 싶다고 하기 전에는 별다방이나 콩다방 같은 커피샵도 절대 안갑니다. 뭐 아무튼 그 정도로 돈을 잘 안쓰고 아끼는 편인데 유독 악기와 기부에 관해서는 생각이 다릅니다.
아직 많이 벌지는 못하지만 유니세프와 엠네스티에 매달 자동으로 몇만원씩 기부가 되도록 해두었고 지난 달부터 월급을 모아 400만원이 넘는 기타와 200만원짜리 드럼셋을 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비싼 모델 중에 맘에 드는게 생기면 목표를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달에 100만원도 못 벌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6만원씩 기부하고 악기와 주변기기까지 사면 총 800만원 정도 나갈 것 같은데 그럼 저는 된장남인건가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200만원짜리 백하고 악기가 어떻게 같나요?" 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전혀 다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치면 800만원어치의 악기는 무슨 쓸모가 있나요? 20만원짜리 기타도 소리는 납니다. 탬버린 두개하고 소고 네개만 있으면 드럼셋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소리를 내고 더 손에 잘 감기는 것이 있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쓰는 돈이고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아깝지 않습니다. 명품백, 까짓거 만원짜리 백만 들고 다녀도 화장품이랑 지갑이야 들어가겠지요. 하지만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처럼 몇몇 여성분들은 남들의 시샘과 부러움의 눈길에서 쾌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 스스로 번 돈으로 좀더 비싼 백을 산다고 해서 그게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일인가요?
사실 이렇게까지 쓸 거리도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아래 글쓰신 분은 비꼬는 투가 좀 강한 것 같아서 혹시라도 기분 상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방어자 입장에서 한번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