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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비뚤어진 마음의 종착역.
게시물ID : humorbest_1704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이캣☆
추천 : 51
조회수 : 1799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7/17 13:49:16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7/05 07:55:46
네. 보기에 기분 나쁘고 안 좋으시겠다만
정확히 딱 1년 가량 됐네요...

처음엔 술과 자학으로 시작된 구토가 이후 스트레스에 한 번 두 번 쌓여서
하루에 토하는 횟수가 3번 이상 많게는 5번 10번씩 넘어가고 마실것도 제대로 못 넘기고 부르르 떨던때와
병원에서 단백질 링거를 맞고 휘청거리며 눈 앞이 캄캄해지던때가 떠오릅니다.

34~35킬로 나갈때는 정말 죽을거 같더라구요.
키도 큰 편 아닌데 거울속에 제 모습은 눈은 퀭하니 들어가고
목뼈와 갈비뼈가 튀어나오고 다리 사이가 벌어져서 왠만한 옷은 커서 입기도 힘들었지요.
물이며...죽을 먹고서 토하고 도대체 왜 이러는거냐며 목 놓아 울던때가 떠오릅니다.
더이상 음식은 즐거움이 아닌 공포로 다가오고 망가진 위는 몸에 경련을 동반하고,
남들과 어울릴수도, 마음껏 어딘가 가기에도 주저되어
자꾸만 저려오는 몸을 붙잡고 집에 혼자남아 두려움에 떨던 때도 기억나네요.

계속되는 정신적 아픔과 신체적인 나약함.

부모님 얼굴 뵙기 조차 죄스러운 죄책감은 날로 날로 커져가서
어느날 죽음을 각오하고 손목을 긋고 실패하자 결국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남의 아파트 옥상문을 열고 올라가서 불빛하나...사람들 하나. 세어가며
눈물을 흘리고 하염없이 아래를 내려다보던 기억도 납니다.

그래도 차마 죽을수는 없어서 용기없이 돌아온 집에는 
피로 쓴 글씨에 놀라서 사시나무 떨듯 울며 안아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이 있더랬습니다... 
그때서야 얼마나 바보 같았음을 여기고 다신 마음을 아프게 안하리라 그러지 않으리라 맹세했는데
 
..........그런데..........아직도 많이 어렵네요.

열심히...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병원 치료도 받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사람들도 열심히 만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토하는건 같지만...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분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아플수도 있습니다. 저처럼요...
경우는 다르겠지만 조금 더 자신을 아껴주세요.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주저리주저리 아직도 해결이 안되어 고민하며 푸념하는 저를 용서해주시길.

힘들 때에 이 고민 게시판이 저에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늘 리플 달아주시고 읽어보시고 추천해 주시며 기운내라 말씀해주시는 상냥한 분들 감사합니다.
제가 낫게 된다면 그 덕도 크겠지요. 모쪼록 읽어주심에도 감사드려요.

그래도 덕분에 뛰진 못해도 걸어서 이만큼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비록 38킬로이지만 조금더 힘이 붙고 건강해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남의 아픔을 대신 받아주시는 분들...
늘 당신곁에 좋은일이 있으시길 기도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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