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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 아버지를 입원시켰어요. 읽으시면 좋을만한 책 있을까요?
게시물ID : gomin_17049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수하늘개
추천 : 5
조회수 : 67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5/15 22:23:45
 
저희 아버지는 기초교육을 받지 못하신 60대 분이십니다. 

어느정도의 상식은 있으시지만 지식이 훌륭하진 못하고 
배우지못함에 있어서 컴플렉스가 많이 심한편이세요. 

글은 읽고 말씀도 조리있게 잘 하시지만 
어려운 단어나 어휘가 많은 글..
두꺼운 책은 이해하기 어려습니다. 

 최대한 쉬운 단어로 이루어진 짦은 글 
형식의 마음의 치유가 되거나 재미있는 내용의 책들이 있을까요?  

제가 갑자기 평생 책을 읽지 않던 분께 
책을 드리려 하는 이유는... 
 현재 ..    
알콜중독과 정신적인 병으로 많이 아프신 상태입니다.
 알콜 중독이 매일 술에쩔어 사는것만이 알콜중독이 아니더군요.. 

바쁜 생활속에서 가족들의 무관심이 
아버지의 정신적인 아픔을 알면서도 모른척 외면해왔는지 
아버지는 술에 의해 갑자기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이 중환자실에서 회복 하셨으나 
단기 기억상실 상태로 여러가지 정신적인 치료 및 알콜중독 
치료를 위해 주치의 진단하에 오늘 정신폐쇄병동에 입원을 하신 상태입니다.   

그저 아버지는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술주정뱅이에 원래 가부장적인 성격나쁜 옛날식 사람이고 
폭력인 사람이잖아하고 가족들은 다들 그냥 아버지와의 대화를 좀 단절한 채 살아왔었는데..  

의사 소견으로는 이것은 아픈사람.. 
하나의 병이며 치료를 하는 마음으로 가족들이 다가가줘야 한다고 한다는 말에 이제서야 자식으로서 마음이 무너져 내리네요.  

중환자실에 묶여있던 5일간 기억상실인지 정신병탓인지 
고함을 지르고 집에 보내달라고 난동을 피워 손발목을 
결박당해 몸부림을 쳐 온몸에 피멍이 들어 물한모금 
먹지 못하고 간호사를 때리려는 폭력성을 보이고 하던 
골치 환자가 되었고 진정제에 뇌손상에 바보가 되버린 아버지가 가족들을 만난 후 오늘 정신병동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가족은 가족인가 봅니다. 
아빠 여보. 몸이 많이 아파서 여기 병원이고 이제 밥을 먹고 물도 먹을 수 있어요. 묶지도 않을거고.. 치료 얼른 하고 기운 차리면 집에 같이 갈 수 있어요. 약속 하고 의사선생님 말씀 잘들어요. 하니까 알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집에와서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좀전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직 환자와 통화는 불가하고 
면회도 3,4일 정도 후부터 가능한 상태에요. 

그전 병원에서 난동환자여서 내내 진정제로 잠만 
재워놔서 반쯤 취한 상태여서 적어도 3일은 진정제없이 
체력회복을 해야 한다기에 혹시라도 또 난동을 부리지 않을까.. 

집에 보내달라고 간호사를 때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잘 계신지 전화를 했습니다. 

아무 문제없고... 발목에 멍이 많아서 내과에 진료다녀왔고..
화도 안내시고 앉아서 계속 책을 읽고 계신다고 ... 
어제까지만해도 진정제를 맞지 않으면 간호사를 때리려 해서 어쩔 수 없이 중환자실에만 있어야 했던 사람이 가족들을 만나고 손을잡고 약속을 하고 집에 얼른 갈수있게 치료하자고 설득하고 대화했을 뿐인데.....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다네요. 

 
 정말 이상할수도 있겠지만 ..  
아버지가 병원에 실려간 날 이후 처음으로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30년을 넘게 살면서 
책을 읽는 아버지의 모습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단 한번도요. 
제 아버지는 책같은거 읽은 분도 아니시고 읽을줄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자기 자식을 제일 모르는 것도 그 부모고 그 부모도 그 자식이 제일 모른다죠... 
소리 지르고 고함 치리라 생각했던 아버지가 책을 읽고 계시다니... 왜 진작 그 외롭고 아팠을 마음을 치료해줄 생각하지 못하고 나쁜사람이라고만 생각했을까. 

그저 아빠는 마음이 머리가 정신이 아팠던 것 뿐인데..

 조금 희망이 생겼습니다. 

남의 아버지가 부러웠고 부성애가 없는거 같은 내 아버지가 싫었고 나를 때리는 것도 아닌 진짜 남을 패듯 죽이듯이 패는 아버지가 미운데도 그래도 아버지라서 마음껏 미워할수도 없게하는 인연이 싫었었는데.  

병이라고 하니까... 
기억이 꼬여있고 mri 상으로도 그렇고 가족의 오랜 경험의 증언과  행동양상으로 보아 전두엽쪽에도 이미 약간의 알콜성 치매증상이 보이고 망상 혹은 우울증 등 환각등에도 오래전부터 시달리고 있었을 것이다. 라는 의사말에 .. 

이게 다 병이었다면 그럼 정말 나쁜 사람이 아니었을수도 있잖아.
우리아빠는 다행이도 나쁜사람이 아니라 그냥 아픈거였고 치료하면 되는거잖아.. 하는 희망이 생기네요.  




지능에 문제가 있으신 분은 아니지만 교육과정을 거치지 못하신 분이라 지식수준이 낮아 어려운 책은 잘 못보실 것 같아요. 
그곳에서 긴 시간을 멍하니 있으실텐데 마음이 좋아지는데 도움이 되거나 아니면 그냥 재미있는책도 좋고(만화책을 엄청 좋아하세요. 어릴때 저랑 드래곤볼 매일 빌려다읽었어요.)   생각나는 책 있으면 추천 부탁드려요. 흥미위주의 장편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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