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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분야에 일하시는 분들 힘내세요.
게시물ID : gomin_170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델로
추천 : 2
조회수 : 37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7/11/08 12:04:08
  안녕하세요.

  저는 중 고등교사가 되기 위해 광주소재의 사범대학을 다니다 군문제로 인하여 1학년을 마치고 신검을 받았는데 시력으로 인해 신체등위 4급 판정을 받고 현재 광주광역시에 있는 사회복지단체에서 1년 11개월째 군복무중인 공익요원입니다. 

  이 복지단체는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실비양로시설, 노인전문요양시설, 무료노인요양시설, 그리고 아동보육시설 모두 4개의 사회복지시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실비양로시설에서 생활보조 역할을 맡아 건물 내 청소와 복지사 업무보조와 할아버지 목욕과 같은 일을 하며 근무일수를 채워가며 일에 적응을 차차 해왔습니다. 
  
  옆 시설인 아동보육시설의 아이들을 보기 이전엔 부모에 대한 원망감으로 인해 침울하고 우울한 성격을 갖는 아이들로 대다수 이루어져 있을거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단체생활이여서 그런지 오히려 보통아이들보다 밝고 건강한 모습에 다행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인사성도 밝아 출퇴근하며 맞부딪히는 아이들은 저를 기쁘게 해주어 항상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다니던 중 저도 아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교육봉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을 실천을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 제 시간이 소중하였고 또 항상 가르침과 교육만 받아왔던 제가 과연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닌 내가 다른이들보다 좀 더 받은 축복을 단지 나누어 주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에 올해 초에 중학교 2학년이 막 되었던 2명의 아이와 함께 퇴근하고 시작하였던 교육봉사가 1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기쁜일도 많이 있었고 물론 속상한 일도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서투른 지식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었을 뿐인데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처음에 아이들을 만났을 때 40명정도 되는 반에서 30등이 넘었던 등수가 이제는 반에서 20등정도 되었고 1학년때 수학시험은 전부 찍어버리고 나왔다던 아이가 이제 80점에 가까운 넘는 성적표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에 잡았던 계획과 목표에 많이 못미치는 성적이라 아이들 앞에서는 티를 못내지만 속으로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제가 전과목을 다 봐주었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저도 이기적인본성을 지닌 사람인지라 수학밖에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상위 50~60 % 의 성적으로는 인문계를 갈 수는 있으나 그나마 아이들보다 성적이 낮았던 아이들이 다 실업계로 가버리니 이러한 상태로 인문계를 간다면 지금보다 3~4배의 노력없이는 영락없이 최하위권을 맴돌것이고 그렇다하여 실업계를 가자하니 자기의지가 강하지 못한 아이들이라 환경에 많이 휘둘릴 것이고 옆에서 지속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여건도 안되어 실업계에서도 잘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라 회의적이였습니다. 과연 제가 아이들에게 큰도움도 주지 못하고 이 상태로 제대해버린다면 너무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앞날이 걱정되어 (물론 제 앞날도 걱정이 태산입니다만 ^^; ) 인터넷에서 직업교육의 특성화목적을 띈 고등학교를 찾아보았습니다.  미용, 관광, 조리, 컴퓨터 등 여러분야의 특목고가 있다는 사실을 저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분야가 어떤 것일지 고민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저는 조리쪽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의식주중 한 산업이고 그 만큼 일자리도 많을거라 생각하여 조리고등학교로 방향을 잡고 찾아보니 대한민국에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한조고) 부산조리고등학교(부조고) 이렇게 2개가 대표적인듯 하여 두 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알아보니, 고등학교 졸업후 수시로 조리분야의 대학을 갈 수도 있고 고등학교만 마치고 바로 취업할 수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만 마칠 경우 이러한 특성화고등학교와 조리산업분야의 호텔이나 레스토랑 또는 베이커리와 같은 곳이 연계되있어 학교측에서 넣어주어 취업이 거의 100 퍼센트에 가까운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입학전형을 보았는데 한조고가 조리고중에서는 가장 명성이 높아서 인지 커트라인(상위 20%)도 매우 높고 학비(분기당 170만원)도 많이 들어 일단 제외하고 부조고를 보니 부조고는 한조고에 비해 커트라인(상위 50%)도 낮고 학비(분기당 44만원, 물론 작은 금액은 아닙니다만) 도 좀 더 저렴하여 괜찮겠다 싶어 아이들과 수업 후 아이들에게 현 성적에 따른 인문계 또는 실업계로 갈 경우 상황과 직업교육의 특성화 고등학교에 대하여 알려주고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보니 (물론 저의 주관적인 입장이 배제되지는 못했습니다) 조리고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함께 컴퓨터실에서 부조고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상의해 보았는데 기숙사가 있을 줄 알았는데 기숙사가 없어 아이들이 어려 자취는 할 수 없고 하숙같은 것을 고려해야되는데 그러면 금전적인면이 더 부담이 되는 것 같아 부조고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점 갑갑한 마음이 들어오던 중에 전남조리과학고등학교라고 작년에 생긴 조리고가 눈에 띄어 바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입학성적도 3학년 1학기만 반영하고 (현재 2학년 2학기 재학중인데 1학년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걱정이였습니다) 기숙사가 있고 20만원으로 저렴한 수준이고 게다가 가장 마음에 든 것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는 학비가 전액무료였습니다. 얼마생긴지 안된 학교라 커트라인(작년기준 상위 60%)과 경쟁률 (작년기준 1:3)도 그다지 높지 않아 제가 가르치는 두 아이에게 너무나 적합한 학교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제가 이 학교를 보여주자 아이들도 희망에 생기던지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이 학교를 목표로 함께 열심히 해보기로 다짐하였습니다. (물론 만약에 떨어진다해도 인문계나 실업계로 갈 수 있으니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내년 2월까지는 아이들의 3학년 1학기 진도를 마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퇴근을 하고 아이들의 비전이 생겨 기분좋은 마음으로 수업을 들어갔는데 애들의 안색이 별로 안좋아 보여 무슨 일 있는지 물어보니, 제가 수업마치고 애들과 진로를 상의하고 간 후로 아이들이 별도로 그 시설에 있는 아이들 담당 직원에 이 문제에 대해서 상의하러 갔었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담당직원선생님에게 저와 상의했던 이야기에 대해서 말을 꺼내니, 그에 대해서 제대로 된 검토도 해보지 않고 그냥 남들(거기에 있는 아이들)처럼 성적에 맞게 인문계나 가라고 했답니다. 제가 그 상황을 직접적으로 보지 못했으니 정확한 정황을 알 수는 없으나 어떻게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담당선생님한테 진로상담을 하는데 아이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귀 기울여 듣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담당직원의 생각만 고찰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물론 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은 것은 불과 1년밖에 안되고 그 담당직원분이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더 오래됐으니 제가 오해를 하고 있을 수도 있으나, 너무나 방관적이고 무책임한태도인 것 같아서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적은 봉급에도 불구하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직업에 대한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 생각했던 것이 판단착오였습니다. 
  
  제가 1년동안 사회복지시설에서 보고 느낀 것은 정말 소외된 아이들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분은 몇 안되고 자신의 사무일만 처리하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비전문이기 때문에 산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고 하는 말일 수도 있으나, 정말 이러한 분야일수록 그저 일자리가 없어 아쉬운 마음에 일하는 사람이 아닌 열정적이며 전문적인 사람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처우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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