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전 오늘 아침 730번 버스에서 엘프를 봤습니다.
게시물ID : humorstory_1706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셀
추천 : 12
조회수 : 777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09/09/03 11:00:04
 
 공덕역으로 출근할 일이 생겨서 오전 7:45분 정도에 코엑스 앞에서 730번 버스를 탔습니다. 
마침 끝에 자리가 생겨 바로 앉아 열심히 핸드폰으로 야구겜을 하고 있었지요..

 버스는 좀 막혔지만 꾸역꾸역 가고 있었고 강남역을 지난정도에서 잠시 고개를 들어보니 
한 여자분이 버스 손잡이를 잡고 서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전 보았습니다. 엘프를...

 JR톨킨스의 반지의제왕부터 시작해 많은 소설들에서 엘프에 대해 묘사를 하죠. 
키가 크고 늘씬하며 손 다리가 길고 머리결이 가늘며 긴 생머리를 하고 피부가 희다. 
하지만... 이 묘사는 틀렸습니다.

 엘프는 키가 173~5정도에 늘신하며 갈색이 약간도는 검정 생머리가 어깨까지 닿아있고 
피부는 하얗다 못해 투명하며 트루릴리젼의 청바지, ***클럽이 등에 프린팅된 주황색이 
섞인 긴팔 상의, 그리고 검정색 재킷을 입고 아이팟으로 MP3를 들으며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것을... 톨킨은 몰랐나 봅니다.

 게임을 하는지 겜이 날 가지고 노는지 생각도 못한체 열심히 그녀를 보다 눈이 마주쳤습니다. 

 당황한 마음에 눈도 돌리지 못하고 마주 쳐다 봤습니다. 
 전 그때 알았습니다. 엘프는 앞에 묘사한 그 어떤모습보단 눈이 정말 예쁘다는것을.. 

 그때부터 전 하염없이 쳐다보던 제 모습이 큰 실례 라는것을 느껴 
그녀가 눈치 못채게 쳐다보기 시작했죠. 

 그뒤로 반포대교를 지나 효창공원 정도즈음에 제 옆자리가 비었습니다. 

 그녀는 옆에 앉았고 전 그때부터 숨도 못쉬는 긴장감에 어서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빌다가... 문듯 옜 성인들이 하신 말씀들이 떠올랐습니다. 

 남자란 용기가 있어야 할때 있어야 진정한 남자라는것을...

 제 머리속에 문듯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핸드폰 기능중 메모의 기능이 떠올랐습니다. 
그 기능을 이용해 그녀의 이름만이라도 알고싶어..

본인:
"제가 지금 무슨 실례되는 행동을 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괜찮으시다면 이름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녀:
"..."

그녀:
"..."

그녀:
"..."

 역시 상상을 해도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안나와 도저히 시도해볼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전 호빗족이거든요. 인간성인이 말한 그 방법은 호빗남자에겐 해당이 안된다고 위안삼았습니다. 

 효창공원에서 공덕역까지의 10분 동안 종족의 비극과 용기없음을 자책하며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멀어지는 730번 버스를 뒤로한체 전 오늘
'천대받는 종족이 현대사회에서 살아나갈 방향과 종족 번영의 길' 이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2009.09.03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