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얼마 전까지 외로움 쩔었거든여 사실 지금도 쩔음...
저는 지금 독학재수 하고 있는데요. 고3때는 힘들어도 주위에 친구들이 있으니까 같이 힘들어하면서 공부하니 상대적으로 외로움은 별로 느끼지를 못했거든요.... 근데 지금은 혼자서 공부를 하니까 진짜 겁나 외롭더라구요. 특히 도서관에 시험기간인 대학생들 사이에 둘러싸여서 수능기출플러스를 풀 때 ㅋㅋㅋㅋㅋㅋㅋㅋ 레알 한 번은 외로움이 폭발해서 눈물이 왈칵 났음 ㅠㅠ 진짜 울고 싶었는데 쪽팔려서 억지로 참았네요.
부모님은 저한테 기댓값이 높으셔서 징징대질 못하겠고, 누나는 멀리 있고, 친구들은 다 바쁘고.. 사실 안 바쁘다 해도 같이 놀기도 좀 그렇죠 재수생이 ㅋㅋㅋㅋ

어쨌든, 스무살 인생에 최초로 깊이 있는 외로움이라는 걸 맛보면서 왜 이렇게 외로울까? 외로움이 뭐지? 하는 생각을 막 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떠오른 게, 철학이나 미학에서 보면 '인간의 근원적 고독.'이라는 말을 막 하잖아요? 그게 떠오르면서 사람의 성질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 봤는데요.
인간은 누구나 공감을 바라고 이해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데, 모든 인간의 자아는 외부 세계와 완전히 단절되어 있으니까, 언어나 표정이나 그림이나 음악으로 소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100% 소통하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공감욕구의 좌절. 이게 어떤 공허감으로 변하고, 그 공허함이 외로움이 되었다..


저야 스무살짜리 꼬꼬마라서 제가 생각한 외로움의 본질이라는 게 다른 어른들이 느끼는 거랑 다를 수도 있겠죠. 근데 고게에서도 자주 보는 얘기들이, 단순히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 외로운 수준이 아니라, 사랑 할수록 외롭다. 누군가를 만나서 수다를 떨고 술 마시고 밤을 지새도 외롭다. 이런 사람들 있잖아요? 그게 바로 소통의 한계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은 특별하니까, 그 사람만은 자신의 모든 걸 완전히 이해해주길 기대하는데, 그게 불가하니까 위에서 말했던 테크트리를 타면서 외로워지는 거죠.

어쨌든, 지금 이 뻘글을 쓰는 이유는 위에 내용 때문이 아니에요 ㅋㅋ; 사실 위에 껀 서론이었는데 엄청 길어졌네요.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김형태씨가 쓴 청춘카운슬링 책, "너 외롭구나."입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대로 제가 외로움의 절정을 찍으면서 요즘 막 이유없이 눈물도 좀 나고 항상 기운이 없고 맘이 허전하고 그랬는데, 이 책에서 제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을 집어주는 거 같더라구요.
김형태씨가 외로움에 대해서 뭐라고 했냐면,

외로움은 청춘의 쓰디쓴 자양분이다.
외로움은 인간에게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고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외로움은 인간이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다.
외로움은 버려야 할, 혹은 수치스럽게 여길 만한 감정의 찌꺼기가 아니다. 외로움은 욕망이나 희망보다도 훨씬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외로움을 한낱 오락과 음주가무로 흘려버리지 마라. 인간은 누구나 외롭지만, 그 외로움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외로울 때 음악을 듣고, 책을 보고, 시를 읽어라. 외로움의 에너지로 자신을 개발해라. 자신의 외로움을 슬기롭게 다룰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의 외로움을 위로할 수 있고, 곧 세계의 외로움을 어루만질 수 있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위인이라고 부른다.
새의 날개는 세계와 단절된 알 속에서 외롭게 자란다. 한 데 뭉친 씨앗은 서로 양분을 빼앗아 얽히고섥히다가 결국 모두 말라 죽는다. 홀로 떨어진 외로운 씨앗만이 큰 나무로 자랄 수 있음이 바로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명심해라.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ㅇㅋ설득됐음.

사실 지금도 외로운 거는 눈물나던 때랑 똑같은데, 그걸로 괴로워하지를 않으니까 비참하지는 않네요
오유의 외로운 형 누나 동생들 다들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