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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컴맹의 무선랜 수리기
게시물ID : computer_1708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로브로
추천 : 10
조회수 : 39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5/22 23:53:50
언제나처럼 애인없는 한탄 오유에서 풀러오는 악순환을 거듭하던 날이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노트북을 켰는데 무선랜을 안잡더라구요.

평소에도 집 와이파이신호를 못잡아서 헤매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처럼 아예 안잡는 경우는 처음이라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껏다도 켜보고 볼줄도 모르는 인터넷옵션같은거 한참 뒤적거려도보고
핸드폰 작은창으로 인터넷 꾸역꾸역 검색해가며 왜이럴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핸드폰 와이파이는 잡히는거 보면 컴퓨터 무선이 문제구나 싶더라구요)

인터넷을 참고해서 무선키고 끄는 키를 찾아보라기에 봤더니 그건 찾기 쉽더라구요. 
키보드에 보기쉽게 파란 Fn키와 f2키 옆의 무선 잠자리그림이!
아 이거구나 안심하고 포즈를 잡으며 "미션 썩세스~"하며 눌러보았으나....

누군가 그랬죠. 
만든이 말고는 아무도 그 내부 논리구조를 이해못하고 
같은 동료개체들과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는 외부인들이 절대 이해불가능한걸로 보아 
컴퓨터는 여자임에 틀림없다고. 
아마 제 손길을 단호히 거부하며 아무 반응도 없는걸로 보아 
위의 가설이 확실해 보이더라군요

그렇게 고심하던 첫째날이 갔습니다.



둘째날에 접어들며 진정한 공포가 찾아왔습니다.

공포가 뭐냐고요?
게임이요? 어차피 해당 노트북으로 돌아가는 재미있는 게임은 지레찾기수준이고 그건 무선이라도 문제없고요.
오유도 날마다 안들어오면 손가락이 근질하긴 하지만 핸드폰으로도 접속 가능하니 별 문제는 없고
정 필요하면 집공용컴퓨터 쓰면 되는거라 쉽게 생각했지만 의외의 복병이 있더라구요.

문제는... 흠... 그게.... 제가 뒤쳐리가 깔끔한 타입이라.... 흔적조차 안남기는... 그.... 집 컴퓨터는 거실에 떵~ 하니 있어서.... 거긴.... 남자의 사적인 프라이버시가.... 아니 요즘 좀 더워져서 밤에도 다들 잘때 문도 열어놓고 자버리고... 사회적 위신이......... 아무튼!!!

이 무선기능이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부분과 닿아있더라구요
하루가 지났으니 열좀 식었겠다 싶어 켜본 컴퓨터는 그날도 냉담하고요.

그렇게 두려워지기 시작한 둘째날이였습니다.




셋째날에 접어들며

일어나자마자 켜보고 무선키 한번눌러보고
집에와서 켜보고 무선키 한번 눌러보고 혹시나 다시한번 눌러보고
자기전에 켜보고 껏다가 다시켜보고 껏다가 다시켜보고 다시 켜보고....

이런말이 있죠. 열번찍어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근데 그거 도끼 나름이에요. 아 머 오유인이면 다들 알만큼 알고 있으시겠네요.

그렇게 마음이 조급해지는 셋째날이였습니다.



넷째날.
조심스럽게 눌러보고 살짝 흔들어보고
머 역시 안되더라구요. 진지하게 컴퓨터 수리맞기러 가야하나 고민하다가도
막 복구해주시고나서 인터넷 검색목록같은거라도 보실까봐 무서워서 차마 가지도못하고

후회하는 넷째날이였습니다.



다섯째날. 남자가 이정도 참으면 병이나거든요. 홧병이요.

가볍게 눌러보고 두번눌러보고 미친듯이 버튼난타하다가
흔들어도 보고 그 열식히는 구멍으로 후후 하고 바람도 불어보고(왜그랬을까요???)
내가 그동안 미안해 하고 말도(?) 걸어보고 부탁하고 끌어안고 또 흔들어대다가 
.....
....
...

네. 다시 생각해봐도 참 나란인간이 한심해지는 다섯째날이였습니다.



여섯째날. 집에오자마자 못질할때 말고는 꺼낸적도 없는 공구상자 열어서 드라이버 있는대로 다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노트북 분해동영상 하나 틀어놓고는 나사라곤 보이는 족족 다 돌려버렸습니다.
30분간 땀흘리며(바람에 나사라도 날아갈까 먼지라도 들어갈까 창문도 닫고 ㅠㅠ)
침대위에 부품하나하나 분류하며 드디어 먼가 복잡한 미로같은 그속에서 찬란스레 빛나는 랜카드를 거머쥐고는

후욱후욱 정성껏 불었습니다.
.........

머 대단한거 하겠다고 그 난리 부린건 아니고요......

그렇게 제 안의 기와 절심함을 불어넣듯이 먼지야 날아가라는 심정으로 정성껏 불어주고는 다시 조립해보니!!!!
드!디!어!

아무반응없더라구요. 망할

키보드란게 뜯는게 상당히 고역이란것과 다 포기하고 지뢰찾기 고급 처음으로 깬 여섯째날이였습니다.




될대로 되라지, 오늘로 해탈한 일곱째날.
그래 너도 일년간 그런 변태같은거 틀고있을려면 진절머리 났겠거니 싶어 툭툭거리고 딸깍거리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나더라구요. 이라 그러고보니 지금 이 스위치는 머지? 하고요.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봤는데....
......
네 그렇습니다. 거기에도 있더라고요. 무선인터넷 잠자리그림이....
한번더 딸깍하고 잠자리에 맞춘다음에
켜보니 되더라구요.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10분 미친놈처럼 웃으며 침대에 뒹굴다가 이불에 머리 스무번정도 박고는 바로 오유 키자마자 이글 적고있네요.

이로서 "미션 썩세스~"

흠흠, 그럼 전 이만 미뤄둔 바쁜 용무가 있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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