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낡이 밝았던 오늘 마침 날이 맞아 오토바이를 타고 공원에 놀러 갔는데요.
제 폰이 하필 발신 정지인 상황이라 공원에 앉아서 휴식 겸 노트북을 보고 있던 친구에게 이를 설명하고 잠깐 인터넷 좀 하게 폰을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허나 친구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아 싫어, 와이파이 찾아 봐."
하길래 당연히 장난인 줄 알고 제가 재차 졸랐습니다.
"아ㅏㅏㅏㅏ 왜~~~ 여기 와파없음 진짜 네이버 뉴스만 볼거니까 빌려주셈 진짜루"
이런 제 투정에도 친구는 변함 없이 얘기하더군요.
"아, 나도 데이터 별로 없어 안빌려줄거임"
이쯤 되니 저도 말이 좋게 나오진 않더라구요. 정색하진 않고 진정성을 담아 말했습니다.
"아니 내가 데이터 많이 쓰는것도 아니고, 짐 폰이 안돼서 여기 앉아 있는 동안 뉴스만 잠깐 보겠다고 아 진짜 좀 빌려줘 빌려줘 잠깐만"
"안 빌려줘. 거의 다 써서 나 쓸 데이터도 없음"
이쯤 되니 정말 짜증이 확 나더라구요. 폰이 발신정지고 잠깐 쉬는 상황에서 친구가 뉴스 보는데 데이터가 얼마나 들까요?
여기까지 오니까 정말 1% 타협점 하나 없이 안된다 밀어내고, 자기 쓸 거 없다는 친구에게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정말 어디까지 가나 싶어서 화난 얼굴을 숨기고 애교 섞인 말투로(둘다남자임 게이아님) 최대한 말해봤습니다.
"제바알~~ 진짜! 좀만 보고 줌. 심심해서 그렇다고~~~~ 빌려줘빌려줘빌려줘~~~ 응?
"아 됐다고 안빌려줄거임"
두어번 더 해보니 이제 이성의 끈이 끊어지더라구요.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며 한 마디 내뱉었습니다.
"와... 작작해야지 진짜.. 시발 어이가 없네.."
결국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자리를 뜨는 순간에도 친구는 앉아서 노트북을 보고 있더라구요.
이런 상황이 굉장히 섭섭하고 황당한 저, 비정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