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는 것도 정치다…국회의원 졸음 천태만상 | |
국회 본회가 시작하면 점잖고, 의기에 차있고, 눈이 또랑또랑한 의원들의 모습으로 싱그럽지만 20분, 30분, 1시간이 지나면 여기저기에서 중심을 잃기 시작하는 의원들이 나타난다. 초선 의원들은 졸지 않으려고 애쓰고, 다선 의원들은 기술적으로 졸고, 선수(選數·당선횟수)가 높은 의원들은 아주 대놓고 쉬는 모습이 연출되곤 한다. 이중에는 절하는 인형처럼 서서히 구부러지다가 '아차! 졸고 있군'하고 느낀 의원은 구부리던 속도의 반대로 천천히 허리를 펴며 졸지않았음을 위장하고, 어떤 의원들은 고난도 기술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가끔은 과격하게 '좌파'와 '우파'를 넘나드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약간은 참회하는 자세로 구부러져 조는데, 그때 방송 카메라가 잡고 있음을 안 국회 안내 여직원이 메모지를 전하는 척 하며 깨우기도 한다. 이때 의원은 고맙지만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다. 졸기의 백미는 누구일까? 이의원은 '의장석에 계신 분들'을 꼽았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두 명이 교대로 사회를 보는 의장석은 앉은키보다 높아서 살짝 기대면 졸기에 아주 좋다고 한다. 그 세명 가운데 한명은 지난달 국회 대정부 질문 당시 슬슬 뒤로 고개가 넘어가기 시작하더니 '꺼떡!' 놀라며 원위치로 돌아오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는 누구 본 사람 없을까 은근히 두리번 두리번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여성의원들의 '졸태만상'은 어떨까. 여성의원들이 조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대신 하품을 간간히 보여주곤 한다. 졸음의 '최고수'도 있다. 회의 시작을 알리는 국회의장의 의사봉 소리 '땅땅땅'에 맞추어 마치 취침을 허락 받은 것처럼 졸기 시작하는 의원들이다. 이들은 의사봉 3타 '땅땅땅'소리가 울리자 이내 조용해 지곤 한다. 강영구 기자 [email protect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