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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기는 침착함이지
게시물ID : soda_17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벤티같은톨좀
추천 : 21
조회수 : 4227회
댓글수 : 58개
등록시간 : 2015/10/12 18:54:41
아직 퇴근시간은 안됐는뎅...업무는 안 남았고...
해서 루★팡할 겸 나름 뿌듯 시원했던 경험 써 봅니다.
남은 업무가 없으니 음슴!

1. 형이 때려줄거야.
 스물 한 살 2월, 반년 정도 일했던 뷔페를 그만두는 마지막 날이었음.
매니저 형에게 접시 50개씩 트레이에 꽂아 나르는 비기를 전수받은 나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접시꽃을 피워나갔음.
아까부터 우애애앵애애앵!! 잉야야양ㅇ!!하면서 뛰어다니는 꼬마가 있었는데,
숙달된 조교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법임. 잘 피해다녔음.
그래도 화남. 저러다 접시 떨어져서 다치면 어쩌나 걱정도 됨.
섹터 헤드를 보고 있어서 무전으로 캡틴님한테 보고를 했는데,
'손님한테서 클레임 들어온거 아님 놔둬'한 마디 하시는 중에

우리 막내한테 꼬마가 몸통박치기를 시전함ㅋ
꼬마가 아니라 꼬마돌이었나봄ㅋ 초등학생은 돼보이던데.

막내는 컵 들고 옮기다 엎어서 싹 젖고, 발목 접질리고 울기 직전인데
꼬마는 또 으이ㅏ아니마어ㅣㅁㄴㅇ!! 꼬맛꼬맛!!하면서 뛰어가려길래
잡음.
"애기야 그렇게 뛰면 다쳐요. 그리고 누나한테 미안합니다 해야지."
"꼬맛? 안 다치는데 꼬맛? 아뉜데?????"
"형이 때릴거거든."
"?"
"또 뛰면 형이 때릴거야. 그러니까 다칠거야. 알았지?"
하고 웃으면서 머리 슥슥 쓰다듬고 감. 어짜피 급여도 다 미리 산정했고,
그만두는 날이니까 속 시원히 한 마디 했는데,
거짓말처럼 그 꼬마는 밥 얌전히 먹다 집에 갔음.

그리고 막내는 내 번호를 물어봤고 난 안알랴줌.

2.부아아앙
 우리 동네는 계획도시치고 골목이 좀 자잘함.
그래서 일방통행로 넓이의 양방향 도로가 많은데, 보통 이케저케 잘 양보해서
더불어사는 마음으로 다님.
근데 갑자기 앞차가 급정거 하더니 십분이 되도록 움직이질 않음.
내 뒤로도 차들이 꼬리물고 있고... 그래서 내렸음
앞앞앞 차가 맞은편 차랑 눈싸움하고있음. 둘 다 내리거나 비킬 기미가 안보임.
일단 내 차로 가서 비상등 켜고 바로 옆 카페에 사정 얘기하고 상가로 차를 뺌.
그리고 사고날때 대비해서 넣고다니는 유도등으로 차량 유도를 시작함.
둘 다 안움직이려길래 좀 인상쓰면서 본닛 통통 치고 유도하니까
아줌마 한 분이 비키시고 차들도 다 지나감. 그리고 내 차로 가려는데
차 비켰던 아줌마가 나한테 소리침.
"당신 경찰이야? 경찰도 아닌게 어디 까불어 까불긴?"
"네? 아니 아주머니 차량 통행 방해하시면 안되죠. 그리고 맞은편 분은 차를 비킬곳이 없었어요"
"아니 그 여편네가 나보다 늦게 왔다니까? 근데 왜 내가비켜?"
"그분도 뒤로 차들 붙어있어서 후진 못하셨어요. 서로 양보하셔야죠."
"어디 어른한테 따박따박 말대꾸야? 어린게 무슨 운전이야!!"
하면서 계속 뭐라고 하시길래 그냥 무시하고 차로 들어왔는데,
차 빼서 가려니까 길 한가운데 서있음. 비키라고 해도 묵묵부답.
잠깐 생각하다 어떤 영화가 생각나서 기어 파킹에 놓고 창문 내림.
"거기 가만히 서 계세요. 저 그냥 갈게요."
"....?"
엑셀 쭉 밟음. 부아아아아앙!!!!하고 꽤 소리가 크게났음. 아줌마 혼비백산
난 ㅎㅎ하면서 그대로 골목에서 나옴.

아 쿠키 맛있당

3.비스트 마스터
 공원에서 햄버거 먹을때였음.
말이 공원이지 아파트 놀이터보다 작은 곳이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 둘이랑 과자를 들고 오심.
그때까진 애기들 되게 귀엽당 하면서 햄버거를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과자를 바닥에 막 뿌림;;; 여름철 농약도 그거보단 덜 뿌리겠음
그러자 거짓말같이 사방팔방에서 비둘기들이 날아옴.
요즘 비둘기 많이 안보인다 했더니 반응형 출몰로 바뀐듯.
같이 햄버거먹던 친구는 비둘기를 혐호하는 수준이었는데,
괜찮다고 토닥이면서 마저 먹고 얼른 가려고 하는 순간
애기들이 비둘이 사이로 뛰어들고 사방으로 발길질을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연히 날아옴 그것도 떼로. 우리 머리 위는 88올림픽을 재현하는 듯 했음.
친구는 사색으로 비명지르고 난 정색하면서 그쪽을 바라봤는데,
애들은 계속 발길질하고 아주머니는 휴대폰보느라 정신없으심.
친구는 울기 직전. 가서 한 마디 해야겠다 했는데,
아주머니가 전화받더니 다른데 가심. 애들은 여전히 과자뿌리고 모이면 발길질.
"애기야!" 하고 불렀는데, 생각보다 소리가 좀 크게 나옴. 목소리가 좀 많이 울리는 편인데,
군대에서 선임이 내가 소리지를땐 호랑이 울음들은 토끼 된 기분이라고했음.
"애기야, 하지마. 하지마." 하고 좀 힘줘서 말하고 가만히 쳐다봤음.
애들 벤치에 착석. 얌전히 과자먹음. 착하기도하지.

나도 남은 햄버거 먹음. 1955버거 마시쪙.

4.쿵짝쿵짝
 집가려고 버스탔음. 열한시 반 막차였는데 의자는 거의 만석이었음.
운 좋게 의자에 앉았는데 다음 정류소에서 아저씨 한 분 타심.
얼굴이 붉은게 마치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실 것 같았음.
내 옆자리에 앉자마자 으하....으...크하....허....하면서 소리내심.
핸드폰 보고 계셨는데 목욕탕 미연시라도 하신듯.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있었는데 갑자기 엄청 큰 트로트소리가 들림
기사님 졸리신가보다 했는데... 홍익 아저씨가 스피커폰으로 틀고있었음.
널리 이롭게 하려는게 아니라 그냥 트로트 전도사였음.
앞 사람들은 점점 미간을 부채꼴로 접어서 뒷쪽을 바라보고
난 기사님이 방송으로 조용히 하라고 하실거라 기다리다가
아저씨가 바로 앞에 앉은 아가씨 다리를 가만히 보고있는걸 알아챔.
화났음
"아이 씨... 저기요. 아저씨"
"아 히끆! 아니에끆! 요 죄송끅!합니다" 하고 아저씨 노래 끄심
생각해보니까 화나네 나 무섭게 생긴 얼굴인가? 어쨌든
"노래 들을거면 이어폰으로 듣고, 엄한데 보지마세요."
"아 예예 선생님...."
하고 난 조용히 집에 잘 와서 스팸 구워먹음. 마시쪙.

할 말은 하고 사는 편이긴 한데, 막 화 잘내고 그런 성격은 아니라
엄청 호쾌한 사이다들은 없는것 같네영... 식어빠진 김 샌 사이다라 죄송합니당

몇 개 더 있는것 같은데 퇴근시간이 돼서 9럼 20000!!!
출처 침착한 내 뇌 습하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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