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소년이 마감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이슬로 내리기 시작한 비가 점점 굵어 졌고
저녁 11시의 밤이라 집으로 가는 사람들은 모두 손으로 머리를 가리거나
후드티의 모자를 쓰고 집으로 뛰어갔다
집으로 가는 언덕을 내려가던중 한 사람이 올라오는걸 보았다
소년은 이어폰을 꽂고 웹툰을 보면서 가고있었는데 올라오던 사람을 흘깃 쳐다봤다
허리는 구부정한 늙은 여자였는데 해진 옷을 입고 개조해 만든 철망 캐리어에는
종이,박스들이 가득 차있었고 머리는 비에 맞아 뭉쳐 있었다
소년은 내리막길을 다 내려왔을때 뒤를 돌아보았다
늙은 여자는 힘이 든지 올라가는 길에 자주 멈춰섰다
소년은 그 모습을 한참이나 쳐다보더니 근처에 우산을 내던지고
오르막길을 다시 올라갔다
이어폰을 귀에서 빼 대충 주머니에 쑤셔 넣고 그 여자를 향해 올라가는데
여자는 올라오는 소년의 기척을 느꼇는지 걸음걸이가 빨라졌다.
소년은 여자 뒤에서 '어디까지 가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라는 말이
소심한 성격탓인지 잘 올라오지 않았다
'내가 괜한 배려를 하는게 아닐까,어디까지 가는지 어떻게 알아?'
그는 늙은 여자 뒤를 밟으며 계속 망설였다
그러던중 늙은여자는 캐리어를 자기 옆에 세우더니 주택가 옆에 놓여져있던
박스를 줍기 시작했다
소년은 그 모습을 잠시동안 쳐다보더니 뒤로 돌아 다시 자기 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소년은 작은 목소리로 '*발 *같은 대한민국' 하며 갑자기 욕을 해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