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부터 적겠습니다(Exa님의 게시물에서 복사해왔습니다)
위 그림에서 A점에서 시작해 P를 거쳐 B로갈 확률을 구하시오.
(단, 최단경로로 이동하며 갈길은 임의로 선택한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kind=search&ask_time=&search_table_name=humorbest&table=humorbest&no=362752&page=1&keyfield=subject&keyword=게임&mn=&nk=&ouscrap_keyword=&ouscrap_no=&s_no=362752&member_kind= 여기가 베스트에 온 Exa님의 게시물입니다.
Exa님을 비롯해 여러 사람들이 답이 1/2이냐, 2/3=4/6 이냐로 양분되어서 치열하게 논쟁중이더군요.
제가 덧글로도 남겼지만 덧글이 워낙 많아 혹시나 못 보실까봐 여기에 글 남깁니다.
우선 답은 1/2 입니다. 그리고 2/3은 틀린 풀이로 낸 틀린 답입니다.
고등학교 수학 확률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가 이 문제에 숨어있죠. 학원 다닐 때 바로 저 예시로 수학 선생님께서 이 오류를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오류는 (그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근원사건의 오류' 입니다.
'확률에 있어서 근원 사건들이 발생할 확률이 다름에도 같다고 전제할 경우에 생기는 오류'입니다.
근원사건의 오류는 확률 파트의 문제를 많이 푸시다 보면 접하실 겁니다. 앞분들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여러 대학의 논술 문제로도
나왔습니다(제가 확실하게 기억나는 문제는 고려대학교 논술문제이네요. 꽤 오래전 기출문제입니다. 작년에 풀어본 거라
정확한 출제연도는 모르겠네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축구 경기의 승자 예측을 합니다. 그런데 양 팀의 전력을 비교하지 않고, 단순히
'축구 경기는 두 팀 중의 한 팀이 이긴다. 그러므로 이길 확률은 양 팀이 1/2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하죠.
양 팀의 실력이 엄연히 다른데요. 브라질과 한국이 축구시합을 하는데 1/2로 볼 순 없겠죠.
그럼 어떻게 구해야 하는 걸까요? 이렇게 구해야 겠죠(이길 수 있는 확률을 수학적으로 구할 수 있다고 가정합시다).
한국이 이길 확률을 구하고 싶다면
한국이 이길 확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국이 이길 확률 + 브라질이 이길 확률
P (한국이 이길 사건 l 전체 사건)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P (한국이 이길 사건ㅣ전체 사건) + P (브라질이 이길 사건ㅣ전체 사건)
로 구해야합니다. 분자는 물론 분모에서도 조건부 확률로 구해주어야 하죠.
신승범 선생님 수능적 해석 확률 파트(특히 조건부 확률 파트) 설명을 들으셨다면 이 부분이 기억나실 겁니다.
만약 양쪽이 이길 확률을 모두 1/2로 본다면 그 때는 한국이 이길 확률과 브라질이 이길 확률 모두 1/2이 이겠죠.
다른 예시를 들어보죠. 내가 아이스크림 혹은 딸기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이스크림을 고를 확률은 몇일까요?
1/2입니다. 그런데 이 때는 '아이스크림과 딸기를 고를 확률이 같다'라는 전제가 숨어있습니다.
즉 이 답은
아이스크림을 고를 확률(1/2)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이스크림을 고를 확률(1/2) + 딸기를 고를 확률(1/2)
로 나온 답입니다.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고를 확률이나 딸기를 고를 확률을 다르게 설정하면 답도 달라지죠. 예를 들어
제가 딸기보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아이스크림을 고를 확률은 2/3 이고, 딸기를 고를 확률은 1/3이라고 하죠. 이 경우에는
2/3(아이스크림을 먹을 확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3(아이스크림을 먹을 확률) + 1/3(딸기를 먹을 확률)
가 되어서 아이스크림을 고를 확률은 2/3입니다.
이 문제에서 2/3이라고 답을 하신 분들은 이 문제에서 아이스크림과 딸기를 고를 확률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무조건 답을 고르신 경우입니다.
다시 말해서
'A에서 B로 가는 모든 사건의 확률이 같다' 라고 전제하고 이 문제를 푸신 겁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선 P를 거치지 않고 B로 가는 확률, 즉 A와 B를 제외한 모퉁이를 통해 B로 가는 사건 2개의 확률은 각각 1/4입니다. 위에서 말씀하셨듯이
모퉁이를 꺾어갈 때는 1/2을 곱하지 않죠.
하지만 P를 거쳐서 B로 가는 4개 사건의 확률은 각각 1/8입니다.
따라서
P를 거쳐서 A에서 B로 가는 확률(4/8)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P를 거치고 갈 확률(4/8) + P를 거치지 않고 갈 확률(2/4)
P (P를 거쳐서 가는 경우의 수ㅣ전체 경우의 수)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P (P를 거쳐서 가는 경우의 수ㅣ전체 경우의 수) + P (P를 거치지 않고 가는 경우의 수ㅣ전체 경우의 수)
(P를 거쳐서 가는 확률/전체 확률)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P를 거쳐서 가는 확률/전체 확률) + (P를 거치지 않고 가는 확률/전체 확률)
이렇게 풀어서, 답은 1/2입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오류를 우리는 확률 문제를 풀면서 범하지 않지요. 문제들을 풀 때 자신도 모르게 각 사건의 확률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풉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경우 워낙 심플하다 보니 이런 점을 놓칠 수도 있죠.
제가 위에서 든 예시를 보면서 찬찬히 생각하시면 4/6이 왜 안되는지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
참고로, 이건 제 '주장'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수학 선생님(강남대성학원 이창희 선생님)께서 작년에 직접 가르쳐주신 오류이구요,
저 문제 자체도 메가스터디 수리 영역 신승범 선생님께서 확률 하나하나 계산해서 1/2임을 보여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