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를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빚도 있고 월세 30만원 반지하에 살고 있으면서 고양이가 세마리다.
내 앞가림도 못하면서 무슨 다른 생명도 돌보겠다고 세마리나 키우고 있는지.
첫째 아이 3년전 돌팔이 병원에서 범백걸린 아이 데려와서 밤새도록 간호해서 애지중지 키워내 지금은 6kg 뚱냥이가 되었고,
둘째 아이는 지인의 부탁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셋째 아이는 이웃 할아버지의 학대로 겁을 먹은 아이를 사정사정해서 데리고 왔다.. 덕분에 셋째는 사람들을 아직도 무서워한다..
그리고 오늘 셋째가 많이 아프다. 어제 밤부터 갑자기 기운이 없더니 배를 만지면 발톱을 세우고 하악질을 한다.
오늘 아침엔 초록색에 가까운 구토를 했다. 여기저기 급한대로 알아보니 췌장염이 의심된다. 병원에 데려가야 할것 같다..
우리 회사는 직원이 적어서 연차,월차,반차가 없다.
나는 과장님께 사정사정해서 반차를 쓰기로 했다. 과장님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이해를 해준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과장님이 사장님께 내 집안사정으로 반차를 쓰겠다고 대신 말씀해주셨다...
아마 사장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렸으면 겨우 고양이 하나 갖고 그러냐고 안된다 하시겠지...
나는 적은 월급에 월세,이자,기타 등등을 내면 남은게 거의 없다..
오늘 병원에 갈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치료비 걱정을 하고있다. 고양이 걱정도 하면서 치료비가 많이 나오면 어떡하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고양이를 키울 자격이 없다... 어찌 이런 돌발상황에서도 돈 걱정을 하는지. 케어해줄 치료비도 넉넉하지 않으면서 무슨 책임을 진다는건지.
나란 사람은 진짜 못났다...........애들한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