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카자흐스탄에 살고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어디에 있냐 하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 건너 바로이죠. 아프가니스탄은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에는 종종 출장을 갑니다. 비행기값이 아까워서 버스 14시간 타고 갑니다. 비행기는 350$이지만 버스는 12$이면 됩니다.
그동안 한 번도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치안력이 전국토에 미치는 나라가 아니니까요. 그래서 버스가 휴게소에 멈춰도 식당에만 잠시 들렀다 나올 뿐 화장실이 멀면 거기도 안갑니다. 당하면 도와줄 사람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돈은 돌려받기 힘들겝니다. 자식이 2명입니다. 저 하나 다치는 거야 별거 아니겠습니다만 저 하나로 인하여 가족이 걱정하고, 회사에도 큰 문제가 생기고, 저 때문에 지사장 지원할 사람이 없어질지도 모르고 치안이 안좋다고 하여 한국인중에 카자흐스탄에 투자를 중단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 하나만 조심하면 모든 이에게 걱정과 수고를 안끼칠 수 있으니 조금만 참으면 됩니다.
요 며칠 인터넷에서 아프간 상황에 대해서 봤습니다. 처음에는 분노하고 실망하고 지금은 걱정합니다. 아시다시피 이슬람 자존심 강합니다. 아직은 한국인들 예의바르고 일 열심히 하고 부자다. 이런 인식이지만 이슬람을 존중할 줄 모르는 돈만 많은 나라다.....이런 인식이 퍼지면... 과연 제가 여기서 현지인들의 협조를 얻으며 일을 할 수 있을지 참 걱정됩니다.
저 출장 다닐때 가족은 카자흐스탄에 남아있는데 여기라고 이슬람을 열심히 믿는 사람이 없겠습니까? 더군다나 인질로 잡으면 돈을 벌 수 잇다라고 한다면.....과연 그게 무슨 결과를 불러올 지....
우리애들은 학교에 다닙니다. 그 학교에는 러시아인도 이슬람도 다 같이 다닙니다. 종교에 대해서 싸우는 걸 한 번도 못봤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터지면 반 친구가 뭐라고 할까요? 아직은 방학이라 학교에 안나가지만 "한국사람들은 우리 성전에서 기도하고, 과자로 우리 종교를 모욕한다며?" 이런 말을 듣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물론 인질들은 살아돌아오는 게 좋겠지요. 하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차라리 섹스관광이나 보신관광을 하십시오. 어디나 그런 사람은 있습니다. 대충 그런 사람들도 있다 둘러대면 됩니다.
그렇지만 이슬람 국가에서 중교에 대한 모욕은 차원이 다릅니다. 탈레반이 그저 돈을 위해서든, 아니면 선교인이라서 특별히 잡았든 이제 그들이 선교행위를, 그것도 그들의 성전에서 했다는 것은 만 천하에 밝혀져 버렸습니다.
그들이 봉사라고 하던가요? 누구를 위한 봉사입니까? 그들에게 한국식으로 선교하면 교포가 위험해지는데 저는 무슨 잘못이 있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까?
살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들의 생명도 생명인데요. 그렇지만 그 뒤에는 어떻게 되나요? 제가 출장으로 가서 인질로 잡혀도 국가는 저를 구해줄까요? 10억 아니라 1억이라도 내줄까요? 참 회의적입니다. 아마도 그때는 국가는 테러범과 절대 협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해주겠지요.
이제 사람이 죽었다고 덮으려 하지 마십시오. 물론 보낸 사람이 더 나쁘지요. 그러나 나이들을 보니 그렇게 어린 사람도 아니더군요. 나이가 얼마냐에 상관없이 죽을 죄를 지었으면 댓가를 받아야 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서라도 살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것입니다.
이 일로 인하여 제 아이들이 반친구 이슬람한테서 따돌림이라도 받는다면 샘물교회에서 아니면 기독교단체에서 뭐라고 할까요? 기독교 학교에 보내라고 할까요? 아마도 그렇겠지요.
미안합니다. 정말로 미안합니다. 하지만 정부협상은 반대입니다. 차라리 죽어서 동정이라도 얻어주세요. 저 역시 이기적입니다.
댁들때문에 제가 힘듭니다. 안그래도 한국에서 살고싶다고 난리인데.....이제 그나마 막지 못하게 생겼습니다. 한국에 잘 살고 계시는 기독교인 여러분께서는 이해못하실 겁니다. 종교의 목적이 선교라면 그것도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예의바르게 해주세요. 남들에게 피해주지 마시고.... 댁들은 돌멩이 던진다고 생각하지만 그 돌멩이에 우리는 맞아죽을 수 있습니다.
생명을 존중하자며 본론을 흐리지 마세요. 정부에서 그들을 멀쩡하게 구해오면 그때문에 더 힘들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