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세살 어린 남자친구가 있었어. 그리고 11월에 결혼을 해. 축하한다고? 축하하지마. 쓴소리 하러 왔거든.
그 세살 어린 남자친구랑 스물 다섯부터 스물 아홉살까지 사귀었어. 오래 사귄편이지.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마냥 좋았던 시기는 길지 않아. 시간이 지나고, 내가 나이를 먹고 집에선 결혼은 언제쯤 할것인가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며 혀를 쯧쯧차시지. 스물 일곱. 스물 여덟. 스물 아홉. 사랑하고 좋아하긴 했지만 싸웠던 기억밖에 나지 않아. 결혼. 난 서른을 넘기긴 싫었고. 남자친구는 자신이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까 참고 기다려주기만을 원했지. 아무런 약속도 해주지 않고 말이야. 늘 돌아오는 소리는 " 압박하지마. 안그래도 스트레스 받아." 뿐이었지.
매일 혼자 숨죽여 울던 밤을 견딜수가 없어서 헤어졌어. 그 뒤로 엄마 친구가 소개시커준 사람. 아빠 직장 동료가 소개시켜준 사람. 직장 상사가 소개시켜준 사람. 이사람 저사람 선이며 소개팅을 하다가 좋은 사람, 그리고 나에게 기다리란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서 이제 결혼하려고 해.
연하남이 어떻다느니 연상남이 어떻다느니 그런 말은 의미 없는 말이니까 하지 않을거야. 자상하다느니 철이 없다느니 하는건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의 성품 문제니까.
20대 후반이나 30대의 연상녀에게 고백하려는 너희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야.
결혼에 대한 준비 - 그러니까 정신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 한 여자를 배우자로 맞이해서 하나의 독립적인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서 키울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좋아한다느니 사랑한다느니 이런 고백 하지 마. 대부분의 여자에게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시간은 일생의 배우자를 찾고 탐색해야할 아주 중요한 시기야. 그런데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너희들이 '사랑한다'는 말 하나로 그런 소중한 시간을 허투루 쓰게해선 안된다고 생각해.
여기까지 4년이란 시간을 " 사랑해 " 와 " 준비가 되면 결혼하자. 조금만 기다려 줘." 라는 말에 속은 나이많은 바보 여자애의 하소연 겸 충고였어. 물론 전 남자친구만을 탓하는 건 아니야. 세살이나 어린 남자를 사귀면서 결혼에 대해 안이하게 생각한 내가 제일 바보같았지. 나이가 더 많다고 더 현명한 건 아니잖아. 그치?
부탁이니까 '한 번 사귀어보고. 아니면 말고.' 하는 마음으로 고백하지 마. 부탁이니까 ' 지금 고백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 하는 마음으로도 고백하지마. 잔인하게 말해서 좋아하니까 사귀고 결혼한다고 치자. 그럼 뭘 먹고 어디서 살거니? 아무런 해답없이 그냥 뜨거운 마음만 들이대지 마. 그래서 마음대로 잔인하고 냉정한 여자 만들지 마.
빈 방에 누워서 혼자 고민하고 혼자 울던 숱한 밤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만나서 밥먹고 이야기하고 영화보고 관계가지고 하는 것들이 사랑이라고 하지마. 그런건 그냥 비슷한 나이 아님 좀 더 어린 여자애들이랑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