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하다고 생각은 됩니다만...만약 던진 거라면 저는 그 일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혼자 삽니다. 부모님과는 다른 지역에서 살구요, 혼자 살기에 어머님이 자주 내려오셔서 몇일씩 머무르다 가시곤 하십니다. 그런데 최근, 어머님이 개를 키우기 시작하셨습니다. 나이가 많이 드시니 많이 외로우셔서 그러신 건지, 자꾸만 손자예기도 꺼내시고...ㅡㅡ; 집에 대려온 것을 보니 꽤 이쁘장한 강아지 였습니다. 누구에게 분양받으셨다는데...똥개는 아닌거 같았습니다. 저는 개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키울 자신은 없습니다. 지금 집에있는 화초도 겨우겨우 말라죽지는 않고있는 상황인지라...개를 돌보면서 생활을 유지한다는건 매우 힘든것을 알기에 키울 생각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몇일 전, 어머니가 여행을 가신다며 개를 제가 사는 집에 놔두고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직장 다니시고, 동생은 군대 가버렸기에 돌보아줄 사람이 없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어머니가 여행 가 계신 몇일동안...저는 죽을 맛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가 맨 처음 했던 일은 개똥을 치우는 일이었습니다. 아직 똥오줌을 못가리기에 제가 개처럼 코를 바닥에 대고 똥냄새를 찾아 방바닥을 기어다녀야 했습니다. 참 교묘하게 싸놓는게...구석진 자리에 주로 싸놓더군요. 똥치우고 난 후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기분좋게 나와서 좀 돌아다니다 보면 개 오줌을 밟습니다. 그 사이를 못참고 지려 놓았더군요. 기분 엄청 더러워 집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침에 일어나 기분좋게 샤워하고 개운한 기분으로 밥차릴려고 하는데 오줌밟은 기분을...그리고 개가 가까이에 있을때 나는 그 특유의 개냄새도 전 싫어합니다. 샤워를 시켜줘도 나더군요 그 냄새는... 밥을 먹을때도 힘듭니다. 식탁에서 밥 먹고 있으면 일어서서 앞발을 제 다리에 턱하니 올려놓고 꼬리를 흔드는데...발톱이 길어 꽤 아픕니다. 쇼파에 앉아 있지도 못합니다. 앉아 있을라고 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끊임없이 이뤄지는 얼굴공격...온몸이 기스에 상처 투성입니다. 힘들어서 묶어 놓으면 미친듯이 짖습니다. 저 아파트에 삽니다.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가 없더군요. 왜 어머니는 저 똥개의 성대를 수술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통로에 에레베이터 소리만 들려도 미친듯이 짖기 시작합니다. 공부는 둘째치고 하도 건드는 통에 오락조차 하는게 힘듭니다. 제일 큰 문제는 잠을 제대로 못잔다는 것입니다. 묶어 놓으면 미친듯이 짖으니 풀어는 놓는데...끊임없이 달려듭니다. 전 침대에서 자는데 개가 건들까봐 몸을 웅크리고 자야 합니다. 자려고 누으면 개가 외각쪽에서 끊임없이 제 신체 부위를 할짝거리기에...(이럼 잠이 안옵니다...ㅡㅡ;) 웅크리고 자는데, 좀 있으니 뛰어 올라오더군요. 미칠 지경입니다. 진짜 아파트에서 확 던져 버리고 싶습니다. 한 한시간정도...그냥 나 죽었소~ 하고 참으면...이 개도 잠이 듭니다. 그러다가도 엘레베이터가 한 새벽 3~4시쯤에 울리면 일어나서 미친듯이 짖기 시작...잠은 틀린 겁니다. 관리실에서 항의전화 올까봐 개를 달래야 합니다. 죽겠더군요 아주... 하루는 아침에도 조용하길레 왠일인가 봤더니...투입구의 우유를 이빨로 찢어 먹고 있더군요. 전 절대로 밥을 부족하거나 모자르게 안줬습니다. 덕분에 항상 자기전에 현관쪽에서 거실로 들어오는 문의 문단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몇일 지나더니...이제는 미친듯이 집안의 것들을 공격하더군요. 화장실 문은 걸레가 되어 버렸습니다. 끊임없이 벗겨 내더군요. 전 고지서를 선반 도자기 옆쪽에 놔두는데...그걸 앞발로 톡톡 쳐내서 갈기갈기 찢어 놓더군요. 어머니에게 여쭈어보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렇답니다. 하루에 한두시간은 산책시켜주고 몇시간 정도는 놀아줘야 한다는군요......어이가 없었습니다. 지금만 해도 저 개때문에 쓰는 시간이 어마어마한데...그대로 해준다면 거의 잠자는 시간을 뺀 생활의 절반은 개에게 투자해야 합니다. 집안을 대 정리하고, 안방쪽과 작은방쪽은 아예 문을 닫아 놓고 삽니다. 제 방만 열어두고, 기타 거실부터 부엌까지의 잡동사니는 전부 개가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쓰레기통도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아래쪽에 놓으니 뒤지기 시작하더군요. 비닐도 마구 찢고...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기는 커녕(우유곽을 찢어서 아래에 놓으면 물고가서 찢어 놓습니다.) 전부 몰아서 싱크대나 식탁, 의자위에 올려놓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스트래스 풀어주고 놀아주면 생활이 좋아지느냐...미친 생각입니다. 하는짓은 똑같습니다. 피곤하게 하면 좀 더 일찍 잔다는점? 이거빼고는 없습니다. ...전 구타가 있던시절의 군대에서도 사람한번 때린적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남을 때린건 국민학교 시절의 짝궁을 한번 책받침으로 때린게 전부입니다. 그런 저이지만...죽여버리고 싶더군요. 잠도 못자고 수면을 방해하는걸 몇시간동안 당하게 되면...진짜 던져 버리고 싶었습니다. 전 조용하다 한번에 폭팔하는 성격이기에... 참다참다 못참아서...책상 위에 허리띠를 풀러 놓고, 이제 수틀리면 미친듯이 패야지...라고 생각하고 잠이 든 다음날...점심 좀 못되어서 어머니가 오시더군요. 그동안 있었던 일은 마음속에서 삭혔습니다. ...놀라운 일은 어머님은 귀여운 개가 하는데 그까짓것 못봐주냐...라는 생각을 하시더군요...... ...가치관이 바뀌었습니다. 괜히 개는 두들겨 패라는 말이 있는게 아니더군요. 개는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아닙니다. 단지 동물을 '훈련'시킬 뿐이지요. 아파트에서 던지던 말던, 그건 주인의 마음입니다. 물론 차에 맞아 차가 상했다면 보상은 해주는게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그 일로 인해 '사람'이 비난당한다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사진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만약 던진 거라면...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