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보지 않는 글.
오유를 하는 너 보란 듯이
힘든 내 마음을 적었는데.
이 글도 아마 못보게 될 확률이
높겠지.
늘 이렇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지치고 지치다가,
잊어버린 듯 살아야지,
내 일상에서 겨우 겨우
아픈 마음 걷어내는 그 와중에
네가 시간이 나더라.
그 어떤 누구도 탓할 수 없다는 걸 알아.
차라리 탓할 수 있다면
마음이라도 시원할텐데
내가 좋아했잖아. 너 좋으라 한 마음이 아니라
나 좋으라 한 마음이었으니까.
탓을 해야 한다면 내 탓인거지.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아냐고.
섭섭함을 넘어서 서운함도 넘어서
이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는구나 라는
마음까지 넘어서.
그걸 넘어서느라 얼마나 힘겨웠는지 아냐고.
너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널 붙잡고 세상이 멸망한 듯 울고 싶었던
내 마음을 아냐고.
그 마음을 누르고 누르느라, 웃지 못했고
애써 웃음지으려 했던 게
결국은 썩은 미소가 되었던 걸 아냐고.
섭섭하냐는 말에 다른 때처럼
가볍게 아니라고 거짓말 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고 자책하는 나를 아냐고.
이렇게 헤어질 수도 있겠다라는 불안함에
울고 울다가 지쳐 잠이 드는 나를 아냐고.
차라리 이렇게 아프게 할거면
그냥 헤어지는 게 낫다고까지 생각한,
그동안 헤어지지 않으려 이 악물고
노력했던 게 다 물거품이 될지언정
숨 막히는 기다림을 넌 아냐고.
미안하다는 말이 쌓이고 쌓여
결국 그 미안함 때문에 나랑
헤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라고
말하는 내 마음을 넌 아냐고.
말하고 싶었어.
근데, 모르는 게 당연하잖아.
나는 늘 거짓말을 했고
넌 그 거짓말을 믿었을테니까.
알지 못한다해서 널 원망할 수 없다는 것도
너무 잘 알아.
너의 탓이 아니니까.
그냥 내가 그렇게 하고 싶었을뿐이야.
널 기다리는 일도, 내 마음이 아픈 일도,
울다가 지쳐 잠이 드는 일도.
그러니 지쳤다고 힘들다고
말할 수 없지. 내 마음 모른다고 말할 수 없지.
섭섭하다 말할 수 없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조차
투정에 불과할 뿐이지.
사람 좋아하는 일 너무 어렵네.
이 어려운 걸 내가 해냅..이게 아니고.
또 어디에서 힘을 얻어
너에게 거짓말을 할까.
어떻게 해야 답은 정해져 있어 대답만 하면 됨
처럼 가볍게 거짓으로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모든 마음을
아무 것도 아닌 걸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고통을 모르는 채로
헤어지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