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미친 구미호와 정신나간 바보-프롤로그
게시물ID : animation_171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0
조회수 : 23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1/14 02:02:53
아주 먼 옛날. 그 옛날 표현으로 이야기하자면 호랑이 담배피우던 그 시절. 어느 선비가 산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기왕 이야기가 시작됐는데 지나가던 선비는 자신에게 주어진 숙명을 맞이해야하지 않겠는가? 당연하다시피 구미호를 만났다.

"정기 내 놔!"
"저, 정기를 드리면 됩니까?"
"호호호~ 물론이지!"
"허나 거절한다."

지나가던 선비라 함은 지나가던 스님, 마을 훈장님과 함께 조선 3대 퇴마사 아니던가. 그가 무척이나 당연하게 구미호를 만났듯, 그는 무척이나 당연하게 그녀를 제압한다.

"이, 이럴수가... 내가 지다니...."
"여물다 만 실력으로 덤비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요물아. 내 특별히 너를 가엾게 여겨 너를 딱 한번만 살려주겠다. 다만 내 이곳을 한번 더 지나갈 예정이니, 내가 다시 와서도 네년이 사람 정기 빨아먹을 생각을 하고있다면 그 요망한 꼬리를 모조리 뽑아버릴터이니 그리 알거라."

그리곤 선비는 아무런 미련없이 자리를 떠난다. 그런 선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구미호는 제 분을 못 이겨 씩씩거리면서 중얼거렸다.

"씨이... 총각딱지 떼주려고 했더니만 돌맹이를 던져? 고자새끼."
"다 들었느니라."
"어, 어머 선비니임~."
"소용없느니라. 한대 더 맞고 숲으로 돌아가거라."
"아, 안 맞을 방법은 없나요...?"

딱!

"없다!"

때리기 전에 없다고 말해줬으면 어디 덧이라도 나나 싶지만, 아무튼 이번에야말로 선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라졌다. 선비가 시야 밖으로 사라지자, 구미호는 방금전 선비에게 얻어맞은 자신의 정수리를 손으로 감싸며 중얼거렸다.

"아오 내가 저 고자 꼭 조진다! 꼭!"
"한번 맞는것으로는 부족한 모양이구나."
"아 진짜."

그렇게 그와 그녀의 악연이 시작되려하였...긴 개뿔, 선비는 길을가던 도중, 그 전날에 내린 비 때문에 물이 불어난 계곡을 건너다 익사한다. 그리고 그의 리타이어(익사-사망) 소식을 들은 구미호는 자신을 괴롭게 한 선비에게 복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엉엉 울며 맹새했다.
이번에 놈을 죽이지 못하였으니 다음 생애의 놈이라도 잡아족치겠다고.
그런데 이를 어쩌나. 지나가던 선비 다음에는 지나가는 스님께서 놈을 봉인하셨으니.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